【STV 박란희 기자】윤석열 대통령이 1일 의료개혁 대국민 담화에서 의대 증원 2000명을 고수하는 강경 발언을 내놓자 여당 내부에서 불만이 분출하고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의대 증원이 숫자에 매몰되면 안 된다”라고 날을 세웠고, 일부 후보자는 대통령의 국민의힘 탈당을 요구하기도 했다.
함운경 국민의힘 서울 마포을 후보는 이날 윤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이후 본인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윤 대통령은) 행정과 관치의 논리에 집착할 것 같으면 거추장스러운 국민의힘 당원직을 이탈하기를 정중하게 요청한다”라고 했다.
앞서 조해진 의원이 대통령실과 내각 총사퇴 및 윤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지만, 대통령의 여당 탈당을 거론한 것은 함 후보가 처음이다.
함 후보는 “지난달 29일 저를 비롯한 11명의 국민의힘 체인저벨트 후보자 일동은 윤 대통령께 결자해지 차원에서 직접 나서 달라고 요청했다”며 “오늘 대국민 담화는 한 마디로 ‘쇠귀에 경 읽기’다. 말로는 의료개혁이라고 하지만 국민의 생명권을 담보로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의료개혁을 누가 동의하겠나”라고 반발했다.
이날 오전 윤 대통령은 대국민 담화에서 “의사 증원 2000명이라는 숫자는 정부가 꼼꼼하게 계산해 산출한 최소한의 규모이며 의료계와 충분한 논의를 거쳤다”라고 강조했다. 의료계에 합리적인 안을 내놓으라고 요구하면서 2000명은 최소한의 규모라는 점을 거듭 거론한 것이다.
한 위원장도 윤 대통령과 다른 목소리를 냈다. 그는 이날 부산 남구 용호동에서 열린 박수영 국민의힘 부산 남구 후보 지원유세에서 “의사 증원은 국민의 건강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정책”이라면서도 “저와 국민의힘은 (의대) 증원 숫자를 포함해 정부가 폭넓게 대화하고 협의해 조속히 국민을 위한 결론을 내줄 것을 강력히 요청드렸다”라고 했다.
국민의힘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이 ‘대국민 사과’ 등 총선을 앞두고 전향적인 자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했으나 예상과는 다른 의제에 대해서만 발언한 것을 보고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