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김충현 기자】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사법리스크는 대표 취임 이전부터 예고된 것이었다.
하지만 민주당 당원들은 이재명을 대표로 밀어올렸다. 그것이 대선 패배 이후 만신창이가 된 당을 정상화 할 것이라고 믿었던 탓이다.
하지만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는 점점 커지기만 했다. 검찰은 수사망을 좁혀왔고, 이 대표는 끊임없이 검찰과 법원에 끌려다니며 자신의 입장을 설명해야 했다.
제1야당 대표가 수시로 검찰·법원의 포토라인에 섰다. 설사 이 대표가 죄가 없는 것으로 밝혀진다 하더라도 검찰과 법원을 제집 드나들듯 자주 가는 이상 ‘사법리스크’ 이미지는 고착화되는 수순을 밟고 있었다.
그런 이 대표가 지난 8월 마지막날 난데없이 무기한 단식을 선언했다. 단식의 이유는 ‘국정 정상화’와 ‘후쿠시마 오염수 방출 중단’ 등이었다.
그는 20일 넘게 단식을 이어가다 자신의 체포동의안 표결을 앞두고 사실상 강성 지지자들을 규합하는 체포안 부결 호소문을 올렸다.
이 부결 호소문에 염증을 느낀 민주당 의원들이 대거 가결표를 던지면서 이 대표는 영장실질심사를 받아야 했다.
법원에서 영장이 기각된 덕분에 이 대표는 구속의 면하게 됐다. 하지만 제1야당 대표가 여전히 검찰 조사와 재판을 피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인 것은 변함이 없다.
사람들은 체포안 가결 이후 민주당이 중도층을 공략하는 합리적 정당으로 거듭나길 바랐다. 이 대표는 그간 당에 피해를 입힌 점을 감안해 사퇴해주길 바랐다.
하지만 어느 하나 현실화되지 않았다. 애써 균형을 잡으려던 박광온 원내대표는 체포안 가결 이후 친명(이재명)계의 공세를 버텨내지 못하고 사퇴했다.
그 빈자리를 홍익표 의원이 차지했다. 홍 의원은 박근혜 정부 시절 박 대통령을 가리켜 ‘귀태’라고 비난했다가 원내대변인을 내놓을 정도로 강성이다. 그는 체포안 가결 이후 “탈당하겠다”고 성을 냈다고 한다. 대선 당시 이낙연 전 대표의 캠프에 있었지만 신(新) 친명을 자처하며 더욱더 강성으로 거듭나고 있다.
민주당의 혼란과 위기는 수습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김대중과 노무현의 민주당은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에 눌려 시나브로 무너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