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차용환 기자】미국 하원이 10차 투표를 실시했음에도 의장 선출에 실패하며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미국 하원은 개원 3일째인 5일(현지시간)에도 허탕을 쳤다. 164년 만에 최초로 하원의장 선출을 위한 10번째 투표를 진행했지만 극우반란표인 ‘프리덤 코커스’의 반대로 성과가 없었다.
지난 이틀간 6차례 투표에서 승리하지 못한 공화당의 하원의장 후보인 매카시 원내대표는 이날 재적 의원 434명이 치른 7차 투표에서도 공화당 소속 의원 222명 중 201명의 지지를 받았다. 과반(218명)에 턱없이 모자른 셈이다.
이어 진행된 8~9차 투표에서도 선출되지 못한 매카시 원내대표는 10차 투표에서도 22명의 반란표가 나오면서 200표를 받는 데 그쳤다.
하원의장 투표가 10차까지 진행된 것은 1859년 이후 최초이다. 극우 조직인 프리덤 코커스는 향후 하원의장 불신임 투표를 누구나 언제든 발의할 수 있도록 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리더십을 흔들려는 시도이다.
매카시 원내대표를 하원의장으로 선출하려는 공화당의 90% 의원들의 불만도 점차 커지고 있다. 반란표 20명의 공화당 하원의원을 ‘탈레반 20’이라고까지 부르며 비난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들 20명 중 12명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도전한 대선결과를 부정하고, 17명은 선거 때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공개 지지를 받았으며, 19명은 프리덤 코커스 멤버이다.
매카시 원내대표 앞에 놓인 길은 후보 사퇴, 프리덤 코커스와 타협, 민주당과 거래 등으로 보인다.
매카시 원내대표는 “후보 사퇴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매카시 지지를 선언했지만 프리덤 코커스는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이들과의 타협은 공화당 의원들에게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 있으며, 민주당과의 거래는 더욱 큰 대가가 따를 수 있다.
프리덤 코커스의 의회 흔들기로 미국 민주주의의 혼돈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이 같은 혼란에서 언제 탈출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