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박상용 기자】국민의힘이 사고 당협위원회 정비와 당무감사를 하기로 하자 당권주자들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정진석 비대위원장이 제시한 당협 정비와 당무감사는 전당대회 구도를 흔들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비대위의 계획대로 국정감사 종료 후 당협 정비와 당무감사를 시작하면 일정에 따라 전당대회 개최 시점이 내년 1~2월이 아니라 3~4월로 늦춰질 수 있다.
정 위원장은 19일 윤석열 대통령과 원외 당협위원장 오찬에 참석하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협위원장이 공석인 이른바 사고 당협이 68곳이다. 68곳을 채우지 않고 전당대회를 치를 수 없다고 판단한다”라고 말했다.
전당대회가 연기되면 김기현·안철수·윤상현·조경태 등 기존 후보군에 윤 대통령의 복심인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차출할 수 있는 여유를 확보할 수 있다.
당협 공모나 당무감사 결과에 따라 당권 장악에 영향을 끼치는 당협위원장 구성이 바뀔 수 있다.
이에 친이준석계를 솎아내고 친윤석열계를 심으려는 당협 정비 아니냐는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
윤상현 의원은 지난 14일 소셜미디어에 당협 정비와 당무감사는 비대위가 아니라 새롭게 선출되는 지도부가 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위원장을 향해서는 “수십만 당원과 국민에 의해 선출된 지도부를 향해 '당협쇼핑'이라고 비판했던 분이, 피치못한 사정으로 급조된 비대위 지도부 자격으로 '당협대잔치'를 열겠다는 것이야말로 이율배반적 행위가 아닐까”라고 지적했다.
김기현 의원도 19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당무감사를) 어떤 방식으로 어떤 내용을 할지는 좀 지켜보겠다”고 했다.
당무감사 방침에 친이준석계 당협위원장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20일 김재섭 국민의힘 도봉갑 당협위원장은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비대위라고 하면 비상상황을 수습하기에도 여념이 없을 것 같은데 지금 당무감사를 한다는 것이 사실 조금 뜬금없다”라고 지적했다.
천하람 국민의힘 순천갑 당협위원장도 같은날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당협위원장들을 전당대회 직전에 채운다고 한다면 어떤 특정 세력에 도움이 되려고 하는 것 아니냐라고 하는 오해를 받을 수가 있다”라고 경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