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박상용 기자】국민의힘 지도부가 ‘조기 대선’ 함구령을 내렸지만 여권 주자들의 발걸음은 빨라지고 있는 모양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가 다가오자 대선 준비에 나서며 조기 대선 가능성에 대비하는 것이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는 지난 5일 서울 마포구 청년문화공간JU에서 저서 ‘국민이 먼저입니다’ 북콘서트를 열고 “이번에는 선수 교체가 아닌 시대 교체를 꼭 해야 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라고 했다.
이어 “대한민국에 좋은 정치가, 자기만 생각하지 않고 나라를 생각하고 국민을 먼저 생각하는 좋은 정치가 정말로 필요한 때라고 생각한다. 여러분과 함께하고 싶다”라고 했다.
이날 한 전 대표는 야당의 29번의 연쇄 탄핵과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을 싸잡아 비판하고 이를 막기 위해서는 개헌을 통해 87체제의 종식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다만 ‘탄핵 기각’을 바라는 강성 지지층을 감안해 조기 대선과 관련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한 전 대표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정치 일정을 미리 속단해서 말씀드리지는 않는 게 좋겠다”라고 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토크콘서트로 정치 일선에 복귀했으며, 전국을 돌며 북콘서트에 나설 예정이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탄핵 반대 지지자들을 의식하고 “윤 대통령이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날 오 시장은 서울 영등포구 서울핀테크랩에서 열린 ‘핀테크 스타트업 간담회’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이 비록 내란죄로 재판받는 상황이지만 계속 구속 상태가 유지될 필요가 있느냐는 문제부터 말해야 한다”라고 했다.
오 시장은 앞서 윤 대통령 찬성 입장을 표명했다가 강성 지지층으로부터 비난을 당한 바 있다. 이에 강성 지지층을 달래기 위한 메시지로 해석된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날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에 반대해 구고히에서 나흘째 단식 중인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을 위로차 방문했다.
홍 시장은 그간 “윤 대통령 탄핵은 잘못”이라면서 “기각돼야 한다”라는 입장을 강조해왔다. 그러나 21대 조기 대선이 치러질 경우 시장직을 사퇴하고 출마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홍 시장은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3년 만에 다시 서울로 올라온다면 나는 노마드(nomad·유목민) 이상도 이하도 아닌 대한민국 방랑자”라고 했다.
여권의 대선주자들이 몸풀기에 들어가면서 여권의 대선 레이스도 서서히 달아오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