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 당대표 경선에서 파란을 일으키고 있는 이준석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을 바라보는 더불어민주당의 속내는 초조하다.
‘이준석 바람’이 커져서 세대교체 압박으로 번지면 민주당 중진도 위험해지기 때문이다.
또한 ‘신선하다’는 평가를 국민의힘이 독점하게 되면 민주당은 도리어 보수적으로 비쳐 중도층에서 멀어지게 될 수도 있다.
반면 이 전 최고위원에 대한 견제구도 마땅치 않다. 경력 부족을 지적하면 ‘꼰대 정당’ 프레임에 걸리기 쉽고, 젠더 인식을 비판할 경우 20대 남성의 분노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전 최고위원을 칭찬하고 세대교체에 찬성할 경우 당장 민주당도 쇄신 프레임에 걸려드는 데다 민주당의 지지층인 20대여성의 이탈도 우려된다.
민주당이 25일 자당 의원들에게 전달한 보고서에는 “유권자들이 민주당에 품은 이미지는 '말만 잘하고, 겉과 속이 다르고, 무능한 4050세대 남성”이라는 분석이 나와있다.
무턱대고 이 전 최고위원을 비판했다가는 ‘중장년 기득권의 청년 견제’라는 프레임에 걸려들 수 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이 전 최고위원의 선전을 견제하며 지난 25일 TBS라디오에서 “장유유서, 이런 문화도 있고 그래서 그런 변화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보지만 (국민의힘은) 고민이 많을 것”이라고 발언했다가 ‘꼰대’라는 거센 반발에 직면했다.
그렇다고 반(反)페미니즘 발언으로 이슈몰이를 하고 있는 이 전 최고위원을 칭찬할 수도 없다. 20대 여성의 강력한 반발을 맞닥뜨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으로서는 진퇴양난이다. 답은 스스로 찾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