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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J news

봉안당의 새로운 패러다임 분당 ‘홈’ 봉안당

‘새로운 봉안당 만들고 싶다’는 목표로 서적형 봉안함·서재형 안치실 구축


▲분당 ‘홈’ 봉안당은 기존의 봉안당 이미지와 완전히 다르다. 아늑한 서재처럼 꾸며 누군가 편안한 마음을 갖게 된다. 사진-김충현

 

배산임수(背山臨水). 산을 등지고 물을 마주보고 있는 형세이다. 우리 조상들이 전통 취락을 형성할 때 최고의 입지로 꼽는 지형이다. 배산임수에 못지않은 길지가 있으니, 금계포란(金鷄抱卵)이다.

금계포란은 ‘금빛 닭이 알을 품었다’는 뜻이다. 금계포란형 명당은 닭이 알을 수십 개 품고 부화하기에 다산과 자손의 번창을 의미한다. 상승의 기운이 가득한 길지라는 뜻이다. 이 금계포란형 명당에 자리 잡은 봉안당이 있다. 

분당 봉안당 ‘홈’(이사장 이주홍)은 영장산(靈長山)이 둘러싼 금계포란형 입지에 자리를 잡고 있다. ‘홈’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입지를 보고 감탄한다. 봉안당 ‘홈’의 위치도 도심과 맞닿아있다. 성남시청에서 차로 15분 걸릴 정도로 시내에 위치해 있다. 다른 봉안당이 도심지에서 멀찍이 떨어져 있는 데 반해 ‘홈’은 지척에 자리 잡았다.

‘홈’은 탄생부터 달랐다. ‘홈’의 이주홍 이사장은 봉안당 신축을 검토하며 국내의 여러 봉안당을 둘러봤다. 하지만 모두 비슷비슷해 실망스러웠다. 기존의 봉안당은 한정된 공간 안에 최대한 많이 납골해 수익을 극대화하는 것이 최대 목표였다. 유골함이 빽빽하게 들어서 공간에서 여유를 찾기 어려웠다.


 

▲서재형 안치실·서적형 봉안함은 국내 봉안당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홈’은 봉안당계의 창조적 파괴자다. 봉안함은 뒷편에, 홈북은 앞편에 배치해 언제든 홈북을 꺼내 보고 고인을 추억할 수 있다. 사진-김충현

게다가 기존의 봉안당은 그 곳을 방문한 유족들이 누릴만한 시설이 부족하다. 산 자의 공간이라기보다 사자(死者)의 안식을 위한 공간으로만 남았다. 좁은 공간에 빽빽하게 채워놓은 유골함을 보며 유족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유족들은 고인을 찾아와 꽃다발이나 편지를 유골함 근처에 붙여놓는 정도로 만족해야 했다. 그마저도 관리가 어려워 봉안당 직원들이 보는 족족 치워야 했다.

 

▲ ‘홈’은 외관부터 공들여 만들었다. 유럽에서 공수해온 돌로 만든 봉안당이다. 바닥부터 꼭대기까지 이어진 돌무늬가 눈에 들어온다. 사진-김충현


▲ ‘홈’ 내부는 유럽의 거리를 연상시키는 가게들로 꾸몄다. 이 가게는 기타와 악보를 배치해 음악 가게로 꾸몄다. 명품으로 꾸민 쇼윈도도 있다. 사진-김충현


‘홈’을 기획하고 신축을 추진한 이주홍 이사장의 생각은 달랐다. 처음부터 독보적인 봉안당을 만들자는 목표를 세웠다. 완전히 다른 분위기의 봉안당을 만들어 유족이 머물고 싶은 공간, 무언가를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기로 했다.

머리를 맞대고 고민한 결과 탄생한 것이 ‘서재형 안치실’과 ‘서적형 봉안함’이다. 고인의 기억을 간직한 ‘홈북’은 고인을 기리는 사진과 글로 장식된 서적 형태의 유품함과 유골함이다. 홈북 겉면에는 ‘ALL YOU HAVE TO DO IS FLY’(당신이 할 일은 날아가는 것뿐입니다)라고 쓰여 있다. 고인이 유족에게 남은 일을 맡기고 홀가분하게 놓고 훨훨 떠나도 된다는 뜻이다. 세심한 문구가 유족의 마음을 잡아끈다.

유가족은 ‘홈’에서 제공하는 고유열쇠를 이용해 언제든 홈북을 꺼내 고인을 추억할 수 있다. 고인을 추억하는 공간이 서재형태라 마음도 차분해진다.

‘홈’은 봉안당 건물 외관에 공을 들였다. 로마 콜로세움에서 쓰던 재질의 석재를 가져와 건물 벽면에 적용했다. 석재 특유의 무늬가 그대로 이어져 멋스러움을 살렸다. 내부도 유럽풍의 분위기를 살려서 음악 가게, 와인 샵, 명품 샵 등으로 꾸몄다. 방문객들이 가끔 “쇼윈도에 전시되어 있는 명품이 진품이냐”고 묻기도 할 정도다. 분위기를 제대로 살리기 위해 ‘홈’은 쇼윈도에 전시한 명품을 진품으로 채워놓았다.

당초 ‘홈’측은 자사와 계약할 고객의 형태가 ‘다소 진보적인 자녀들’일 것으로 예상했다. 파격적이고 세련된 디자인의 봉안당이니 진보적 성향을 띈 자녀들이 와서 부모님의 안치 계약을 할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이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장지 정도는 준비해놓고 가야지’라고 마음먹은 책임감 있는 부모님들이 직접 와서 계약하는 경우가 많았다. 부모님들의 특성상 연세가 많으시고, 보수 성향을 띄는 경우가 많았다.

‘홈’은 장례가 발생한 후 이곳에 들어오는 고객보다 사전 판매를 통해 계약한 고객이 많다. 사전 판매가 전체 계약의 60~70%에 달한다. 타 봉안당에 비해 몇 배나 높은 수치다. 봉안당을 운영하는 모 인사가 “비결이 무엇이냐”며 찾아오기도 할 정도다. 다만 인구 고령화와 평균수명 증가로 계약 시점부터 안치기간 사이가 길어지는 경향이 있다. 2018년에 계약을 하고도 아직 봉안당을 사용하지 않은 경우도 있다.

 

▲ ‘홈’의 제례실은 코로나 상황 때문에 잠시 쉬고 있지만, 상황이 나아지면 음악회나 시 낭독회 등 문화 공간으로 쓰일 예정이다. ‘홈’은 유족들이 고인을 추억하면서도 삶에 대한 희망을 얻어가길 바란다. 사진-김충현


고객의 수요가 높아 서재형에 이어 도자기실도 신규로 공사에 들어간다. ‘홈’은 공간 대비 로스(LOSS)율이 높다. 널찍널찍하게 공간을 만들어 방문하는 유족들의 숨통의 터주었기 때문이다. 서울 현충원 관계자도 ‘홈’을 방문해 시설을 둘러보고 크게 만족스러워 했다. 하지만 ‘홈’처럼 건물을 짓고, 내부 인테리어를 세련되며 널찍하게 구성했을 때 드는 비용을 마련하기 어렵다며 “우리는 감당하기 힘들다”는 반응을 보였다.

‘홈’의 편안한 분위기 덕분에 고인을 떠나보내고 힘든 이들이 날마다 찾는 경우도 있다. ‘홈’ 관계자는 “배우자와 사별하고 ‘홈’에 안치한 뒤 매일 찾아오시는 남편·아내 분들이 계신다”고 귀띔했다.

‘홈’은 국내 봉안당 업계의 창조적 파괴자로 거듭나고 있다. 세련된 외관 디자인과 내부 인테리어는 봉안당의 한계를 넘어선 모습이다. House Of Memory & Eternity(기억과 영원의 집), 홈(Home)은 앞으로도 수많은 고객과 함께 새로운 장례의 역사를 써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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