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사 윤석열’로서 휘둘렀던 검이 ‘정치인 윤석열’을 상처 입히는 모양새로 보인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여론조사에 따르면 TK 지역에서 윤 전 총장 지지율이 한 달 사이 20%p 가까이 하락했다.
검찰총장 사퇴 직후인 지난 3월 26, 27일 실시된 조사에선 56.8%로 상승했다가 이달 23, 24일 조사에서는 39.7%까지 떨어졌다.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이 요동친 데는 최근 국민의힘에서 제기한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론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TK에서 ‘윤석열 대세론’이 만들어진 것은 야권의 강력한 대권주자가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차선책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박근혜 동정론’이 힘을 얻을 수록 ‘윤석열 지지’가 식을 수밖에 없는 것이 TK 민심의 속내라는 것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동정론은 TK에서 여전하다. TK 출신 대선 주자로 분류되는 유승민 전 의원이 TK에서 비난을 받는 것도 ‘박근혜를 배신한 사람’이라는 이미지가 찍혔기 때문으로 보인다.
윤 전 총장은 2016년 국정 농단 사건 특검의 수사팀장을 맡아 최순실 게이트를 수사하고 박 전 대통령에게 30년을 구형했다.
TK 민심에 예민한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미묘한 분위기가 포착됐다.
대구 달서병이 지역구인 김용판 국민의힘 의원은 28일 ‘검사 윤석열’을 거론하며 과거사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김 의원은 2013년 서울지방경찰청장 퇴임 이후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으로 기소됐다가 무죄 판결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