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정치팀】=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등 야당은 음주운전 사고 논란에 휩싸인 이철성 경찰청장 후보자를 상대로 사퇴를 주장하는 등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23년전 음주운전과 관련한 해명이 미흡하거나 거짓 발언이란 점을 지적하면서 이같은 사퇴 주장을 반복하고 있는 것이다.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은 22일 이 후보자를 겨냥, "이 후보자는 인사청문회에서 사고 당시 중앙선을 침범해 상대 차량이 전파될 정도로 큰 사고를 냈음에도 인명피해 사고는 없었다고 증언했지만 언론사와 의원실에는 당시 인명피해 사고가 있었다는 제보가 들어오기 시작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들은 "의혹을 풀어줄 핵심 자료인 수사자료를 확인하기 전에는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에 협조할 수 없다"고 이 후보자를 압박했다. 그러면서 두 야당은 이 후보자를 겨냥한 사퇴 압박 공세를 강화했다. 자신이 일으킨 사고에 대해 제대로 된 해명도 내놓지 못한 후보자에게 전체 경찰에 대한 지휘봉을 맡길 수 없다는 주장이다.
이 후보자에 대한 이같은 강도 높은 공세에 대해 정치권에선 다분히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한 괘씸죄가 추가로 적용된 것이란 해석을 내놓고 있다. 이 후보자가 경찰 신분을 숨겨 징계를 피했다는 점은 비난 받을 만하지만 23년전 일인데다 실정법을 위반한 과거 다른 장차관급 인사들과의 형평성 문제를 따지면 공세 수위가 이례적으로 높다는 점 때문이다.
즉 이 후보자를 검증한 사람이 우 수석이기에, 이 후보자에 대한 사퇴 요구를 강화함으로써 우회적으로 우 수석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이겠다는 생각이 들어있다는 이야기다. 우병우 수석에 대한 문제점을 하나 더 추가하자는 차원에서다.
실제로 야당은 이미 우 수석 쪽으로 화살을 돌리고 있다. 기동민 더민주 원내대변인은 "부실검증이 초래한 최악의 인사 참사 중 하나"라고 비판했다.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국민의당 간사이자 경찰 출신인 권은희 의원은 "우병우표 인사검증시스템 총체적 부실로 이 후보자의 결격사유들을 걸러내지 못하리라는 것은 이미 예견됐던 결과다. 우 수석은 부실 검증을 책임져야 한다"고 공세를 폈다.
문제는 이 후보자가 끝이 아니란 점에 있다. 앞으로 우 수석이 사퇴하지 않을 경우 이 후보자뿐만 아니라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 조경규 환경부 장관 후보자 등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도 우 수석에 대한 거부감 속에 야당의 공세가 격화될 것이 자명하다.
벌써 정치권에서는 "현정부의 우 수석 지키기가 자칫 다른 공직자들의 집단 낙마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