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정치팀】=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선출을 위한 첫 합동연설회에서는 본선의 투표권자가 될 대의원들의 표심을 사로잡기 위한 추미애·이종걸·김상곤 후보의 색다른 시도들이 눈에 띄었다.
특히 이번 전대 투표권자 다수가 친노계라는 점을 의식한 듯, 주류인 추 후보와 김 후보, 비주류인 이 후보 사이에서는 자신의 강점은 드러내는 대신 약점을 가리는 갖가지 방법도 동원돼 눈길을 끌었다.
9일 제주 상공회의소에서 개최된 제주 대의원 대회에서 세 사람의 당권주자는 예비경선 이후 첫 합동연설을 가졌다. 부문별 최고위원 후보들도 이날 처음 무대 위로 올랐다.
추 후보는 행사장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상징색인 노란색 재킷을 입고 등장해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 후보는 각 후보들이 착용하는 선거용 어깨띠를 두르지 않은 정장 차림으로 차별화를 꾀했다. 김 후보는 '노타이' 차림으로 참석했다. 자신이 평당원들 앞에서 권위를 세우지 않겠다는 의미가 담겼다고 한다.
메시지에서도 주류-비주류 후보사이에 차이가 났다. 추 후보는 "당원과 국민이 지지하는 1등 후보를 흠집내고, 상처내는 것은 공정도 아니고 혁신도 아니다"며 주류 측의 '문심(文心)'을 자극한 반면, 이 후보는 "힐러리에게 샌더스를 붙이지 않고 무난하게 경선을 치렀다면 지금 어떻겠나"라며 경선 경쟁구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후보는 "승리를 만들어야 할 이 때에 계파에 기대는 것은 우리 대선후보의 확장성을 감옥에 가두는 꼴"이라며 "그것은 정권교체를 하지 않겠다는 선언과 마찬가지"라고 양 후보를 싸잡아 비판했다.
이후 창원에서 개최된 경남 대의원 대회에서도 세 후보의 팽팽한 기싸움은 계속됐다.
특히 경남권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지지기반이 단단한 지역으로, 비주류인 이 후보에 대한 대의원들의 호응이 주류인 두 후보에 비해서는 다소 적은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추 후보는 이곳에서 당색을 의미하는 파란색 재킷 차림을 한 채 "전당대회가 끝나면 승자가 주류되고, 패자가 비주류되는 분열의 정치를 끝장내고 모두 주류가 되는 통합의 정치를 이뤄내겠다"고 호소했다.
이 후보는 부마항쟁을 언급하면서 친노계 표심을 자극하는 한편, "생각이 다르다고 패권을 가진 집단이 다른 집단을 배제하는 뺄셈정치는 안된다"고 '친노패권주의'와 정면돌파를 시도하기도 했다.
김 후보는 연설 말미에 자신의 어깨띠를 떼어내고 재킷에 달아둔 세월호 배지를 보여주는 퍼포먼스를 보이기도 했다. 그러면서 "이 세월호 노란배지는 바로 우리 민생을 살리고 정권교체를 확실하게 이루라는 국민의 명령이 담겨있는 것"이라며 "평당원이 당대표가 되는 정당, 혁신으로 모든 것을 바꾸는 정당, 정권교체를 위해 확장하는 정당을 국민에게 함께 보여주자"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당대표 후보들은 예비경선 이후 처음으로 슬로건과 현수막을 선보였다. 추미애 후보는 '필승대표 추미애, 대선승리! 정권교체!'로 슬로건을 정했고, 김상곤 후보는 '당중심! 대선승리! 더민주에서 더 큰 민주로!'라고 적힌 현수막을 맨 앞에 걸었다.
비주류인 이 후보는 처음 내건 현수막에서 자신의 사진을 빼는 대신 파란색 배경에 커다랗게 '이종걸이 맞다'라고만 적어 가독성을 높이고자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