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정치팀】= 박근혜 대통령이 여름휴가에서 복귀한 뒤 첫 일성으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는 국가와 국민의 안위가 달린 문제로 바뀔 수도 없는 문제"라고 못 박으면서 한민구 국방장관의 성주 재방문이 본격 가시화됐다는 전망이 나온다.
국방부는 "대화 여건이 조성되면 언제든 성주 방문이 추진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3일 뉴시스와 통화에서 "아직 구체적인 일정은 확정된 게 없다"면서도 "대화 여건이 조성되면 재방문한다는 계획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군 당국은 주민들과 접촉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한다. 구체적인 방법은 밝히지 않고 있지만, 여러 채널을 통해 꾸준히 접촉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군의 다른 관계자는 "아직까지 성주 군민들의 반발 분위기가 가라앉지 않고 있다"면서 "시간이 다소 걸릴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이런 상황에서 박 대통령이 반(反)사드 여론에 흔들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거듭 천명하면서 한 장관의 성주 재방문은 '시간 문제'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실제로 박 대통령은 전날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저도 가슴 시릴 만큼 아프게 부모님을 잃었다. 이제 저에게 남은 유일한 소명은 대통령으로서 나라와 국민을 각종 위협으로부터 안전하게 지켜내는 것"이라고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일각에선 2014년 세월호 참사 때 130일 간 수염과 머리카락을 정돈하지 않은 채 전남 진도 팽목항에 머물렀던 이주영 당시 해양수산부 장관과 마찬가지로 한 장관 역시 소통 의지를 더 강하게 보여줄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정부가 "소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말'이 아닌 실제 '행동'을 보이려면 한 장관이 전면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국방부도 이런 지적을 모를 리 없다. 이 때문에 한 장관도 당초 4~5일로 여름휴가 일정을 잡았다가 이마저도 반납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지금 상황에서 어느 장관이 휴가를 떠날 수 있겠느냐"면서 "주무 장관인 국방장관은 더욱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국방장관의 고심이 깊을 것"이라며 "주민들의 감정이 눈 녹듯 사라지진 않을 거라고, 직접 방문해봤기 때문에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