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정치팀】= 여소야대 국면에서 매번 궁지에 몰렸던 새누리당이 두 야당의 잇단 악재에 '입가리고 웃는' 형국을 맞고 있다. 총선 이후 2당으로 밀리는 설움에다 당 내부에서는 친박과 비박 갈등이 연일 지속되면서 집권당으로서의 존재감마저 미미해졌던 새누리당이 두 야당의 돌발 악재에 쾌재를 부르고 있다.
새누리당은 김수민 국민의당 의원의 불법정치자금 수수 의혹에 이어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가족 채용' 의혹까지 터지자 더욱 대야(對野) 공세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여기엔 내부의 친박과 비박간 잡음에 대한 세간의 시선을 두 야당으로 돌려보자는 셈법도 들어 있다.
민경욱 원내대변인은 26일 논평을 내고 "서영교 의원에 대한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조치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 대변인은 "더민주는 총선 공천 과정에서 서 의원 관련 문제점들을 파악하고도 공천을 주었다는 언론 보도까지 나왔다"면서 이같이 지적했다.
민 대변인은 이어 "이는 더민주의 '도덕성 부재' 현실을 확인시켜주는 일이고, 결국 이번 조치도 공천 때처럼 '제식구 감싸기'에 그칠 것이란 우려를 나오게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미 원내지도부의 노골적인 서 의원 감싸기란 국민 우롱 행태도 있었기에 당내 조치는 철저하게 진행돼 국민정서에 어긋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며 "당 차원의 서 의원 특권 남용에 대한 묵인 의혹까지 나오는 마당에 마땅히 김종인 대표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 대변인은 그러면서 "오늘에라도 거듭, 국회 윤리특위 회부 등 단호한 조치부터 내려야 한다"며 "서 의원의 특권 남용을 바로잡는 일이 20대 국회의 정치개혁의 시금석이 된다는 점을 깊이 인식하고, 보다 근본적이고 철저한 대응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김현아 대변인도 논평에서 "끝도 없이 이어지는 '도덕성 파괴 행위'의 다음은 또 무엇인지 모를 지경이다. 가히 '서영교 의원 사태' 라고 불릴 만큼 '국민배신 종합판'을 보는 것 같다"고 맹비난했다.
이와함께 새누리당은 국민의당도 정조준했다. 새누리당은 김수민 의원 사건과 관련한 논평에서 "이번 파문이 김 의원의 국민의당 비례대표 7번 공천과 무관치 않다는 의혹까지 제기된 상황에 너무도 경악스럽다"며 "이번 의혹사건은 부패와 구태의 기존정치를 비판하고 '클린 정치'를 하겠다며 창당 때 국민과 했던 약속을 헌신짝처럼 뒤집는 이율배반적 행태"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하지만 새누리당의 대야(對野) 공세가 과거와는 조금 다른 부분이 눈에 띄어 주목된다. 예전 이같은 호재를 만났을 경우엔 당 지도부들이 앞장서 오전 최고위원회의 때 저마다 발언 강도를 높이며 야당을 비판하곤 했다. 하지만 이번은 두 야당이 곤경에 처해 있는데도 당 지도부는 별반 언급이 없다.
그저 원내대변인을 통해 비판할 뿐 새누리당 투톱인 김희옥 비대위원장과 정진석 원내대표는 침묵 모드다. 과거 김무성 전 대표나 원유철 전 원내대표 시절에 비하면 대야 공세 수위가 낮은 편이다.
이를 두고 새누리당 안팎에서는 여소야대 국면에서 야당 협상창구인 원내대표 등 지도부가 공세 수위를 한껏 높였다가는 향후 대야 관계가 경색될 가능성이 있어 이에 대한 수위조절을 하는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