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정치팀】= 최근 '새판론'을 꺼내들며 정계복귀와 야권발 정계개편을 시사한 손학규 전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이 22일 자신의 발언에 대해 "국민들의 요구를 대변한다고 하는 생각에서 그런 말씀을 드렸다"고 말했다.
손 전 고문은 이날 오후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정치는 국민의 요구를 담아내는 그릇"이라며 "4·13 총선에서 분출된 국민들의 분노와 좌절, 이것을 담아낼 그릇에 금이 갔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이어 "새 그릇을 만들기 위한 정치권의 각성과 헌신, 그리고 그 진정한 노력을 담아낼 새판이 짜여져야 한다, 이런 말씀을 드린 것"이라며 거듭 정계 개편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그는 더 이상의 구체적인 정계복귀 플랜은 내놓지 않았다. '정치권의 각성을 촉구했는데, 직접 역할을 할 계획이나 구상이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도 "이제 그 정도로 하자"며 즉답을 피했다.
그는 이후 '더민주와 국민의당에서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데 (받아들일) 생각이 있느냐', '개헌론을 언급했는데 스스로 역할을 할 생각이 있느냐' 등의 질문이 이어졌지만 모두 침묵을 지켰다.
손 전 고문은 다만 오는 23일 열리는 노무현 전 대통령 7주기 추도식 참석에 관해서는 "노무현 정신은 우리가 이런 상황에서 적극 받아들여야 된다"면서도 "제가 거기 갈 형편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그는 이날 흰 와이셔츠에 푸른빛 넥타이, 아래위 검은색 정장 차림으로 검은 캐리어를 들고 공항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푸른빛 넥타이의 의미에 대해서는 "갈 때 하나 갖고 갔었다"며 더민주와 연관된 복장이 아니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그는 이후 공항 인근 식당으로 이동, 동아시아미래재단 관계자 및 지지자 40여명과 식사 자리를 가졌다. 그는 이 자리에서 "어려운 (한국의) 현실이 그대로 분출된 것이 4·13 총선"이라며 "이제는 우리 정치가 제대로 할 일을 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자리에 모인 지지자들은 손 전 고문과 막걸리를 함께 마시며 '삼시 세판', '손학규, 대통령' 등의 건배사를 외치기도 했다. 손 전 고문은 식사를 마무리하며 '저녁이 있는 삶'으로 건배를 제의했고, 지지자들은 이에 '저녁이 있는 삶' 노래를 제창하는 것으로 화답했다.
앞서 손 전 고문은 지난 18일 광주에서 열린 5·18 기념식 직후 기자들과 만나 "지금 국민들이 (분노와 심판, 용서와 화해를)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이 모든 것을 녹여내는 새 판을 시작하라는 것"이라며 새판론을 꺼내들었다.
그는 이후 자신의 싱크탱크 및 지지자 500여명과 가진 오찬 자리에서도 새판론을 언급했으며, 지난 19일 일본 게이오대 강연에서도 "국민들은 분노와 좌절 속에 미래지향적인 정치의 새판을 짜라고 강력히 요구하고 있는 것"이라며 거듭 새판론을 강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