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정치팀】= 20대 총선 당선인 워크숍에 참석하기 위해 광주를 찾은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12일 자신을 겨냥한 호남 참패 책임론에 불쾌감을 느낀 듯 일찌감치 자리를 떴다. 강연에선 호남이나 광주란 단어도 언급하지 않았다.
김 대표는 이날 낮 광주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하지 않은 채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대 국회의원 당선자 워크숍'으로 직행했다. 우상호 원내대표 등 당선인 100여명이 5·18민주묘지에서 '임을 향한 행진곡'을 제창했지만 김 대표는 자리를 비운 것이다.
김 대표가 불참한 표면적 이유는 '목 수술' 후유증이다. 당 대변인은 김 대표의 불참 사유를 출입기자들에게 문자로 정확히 공지할 정도로 민주묘지 참배 불참에 신경을 곤두세웠다.
김 대표 스스로도 강연 초입에 "사실 내가 몸이 좀 이상이 있어서 오늘 이 당선자 워크숍에 참석할 수 있을지 생각했지만 아무래도 20대 국회 당선되신 분들이 처음으로 하는 워크숍인데 무리가 다소 돼도 가야겠다 해서 병원에 들러서 의사에게 허락을 받고 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김 대표는 '광주' 한복판에서 특강을 하면서도 '광주'에 대한 얘기는 단 한차례도 꺼내지 않았다. 자신의 전매특허인 경제민주화, 내년 대선 전략 문제에만 집중했다.
강연을 마친 김 대표는 몸상태를 이유로 서둘러 상경했고, 김 대표가 떠나자, 마치 기다렸다는 듯 '김종인 성토대회'가 시작됐다.
워크숍 기획 행사로 진행된 '광주시민에게 듣는다' 코너에서 김 대표에 대한 직격 비판이 표출됐다.
오경미 한국퍼실리테이터연합회 광주전남지회 기획이사는 "문 전 대표 체제에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폭력적인 방법이 있었다. 이제는 저 사람하고 손을 잡고서라도 정권교체를 해야 한다는 막연한 자괴감을 줬다"며 "5·18의 가치를 훼손하는 비대위원장을 세웠다는 불편함과 자괴감에 정점을 찍은 것이 셀프공천이었다. 거기서 민심이 굉장히 돌아섰다"고 김 대표를 성토했다.
탁영환 전 광주교육대 정치학과 외래교수 역시 "호남에서 더민주 패배의 원인으로 김종인 대표의 셀프공천 문제를 지적한다"고 말했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이에대해 "(호남에) 김종인 대표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도 있다는 것을 시민들이 드러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우리 대표인데 어떻게 하겠느냐"며 "집권을 위해선 다 끌어안고 같이 가야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