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정치팀】= 정부가 8일 오후 3시 정부서울청사에서 독자 대북제재 방안을 발표한다. 지난 3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새로운 대북제재 결의 2270호 채택 이후 우리 정부의 독자적인 대북제재가 본격화되는 것이다. 구체적인 내용에 따라 북한의 거센 반발은 물론 중국이나 러시아 등 주변국과의 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
정부 소식통 등에 따르면 정부가 내놓을 독자적 대북제재 방안에는 기존 5·24 대북 제재의 엄격한 적용과 함께 북한을 들른 제3국 선박의 국내 입항을 금지하는 해운 제재가 추가될 것으로 전해졌다. 제3국 선적이지만 실질적 소유주가 북한인 '편의치적'(便宜置籍·실소유주의 국적을 숨기기 위해 제3국의 깃발을 달고 운항) 선박의 국내 입항도 금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정부의 독자적인 제재로 북한에 기항했던 제3국 선박의 국내 입항이 금지될 경우 남북한과 러시아 3자 물류 협력 사업인 '나진-하산 프로젝트'는 백지화될 가능성이 크다.
나진-하산 프로젝트는 러시아산 유연탄 등을 철도를 이용해 북한 나진항까지 운송한 뒤 나진항에서 선박에 옮겨 실어 국내로 들여오는 사업인데, 이는 북한 기항 제3국 선박의 입항 금지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나진-하산 프로젝트는 모두 3차례의 시범운송을 마치고 본계약 체결 작업을 앞두고 있었지만, 정부는 중단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지난 6일 MBC 시사토크 이슈를 말한다에 출연해 "나진-하산 문제는 유엔 안보리 결의 내용을 분석해서 앞으로 정부가 어떤 조치를 취할지 여부와 관련돼 있다. 중요한 것은 국제사회가 안보리 결의를 완전히 이행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는데, 정부 입장에서는 주요 국가들이 개별적인 제재를 취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고 밝혀 '중단' 가능성이 점쳐진 바 있다.
정부는 또한 북한의 핵·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WMD) 개발에 관여하는 단체와 인물을 제재 리스트(대상)에 추가하는 내용을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개발을 주도한 인사들과 실무급 인사 등 두 자리 수의 단체와 개인이 추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북한의 2인자로 꼽히는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과 북한 최고 국가기관인 국방위원회,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이 포함됐을 가능성도 제기되지만 이는 정부의 발표를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유엔 안보리는 대북제재 결의 2270호를 통해 북한의 핵, 미사일 고도화에 관여한 개인 16명과 단체 12곳을 추가 제재 대상으로 지정한 바 있다. 국방과학원과 청천강해운, 군수공업부, 39호실 등의 단체와 리만건 군수공업부장, 유철우 국가우주개발국장, 최춘식 제2자연과학원장 등이 이름을 올렸다. 유럽연합(EU) 각료이사회는 지난 4일(현지시간) 북한 국적자 16명과 12개 기업을 대북 제재 리스트에 추가했다.
이밖에도 정부는 남북 간 교류·협력 사업을 대폭 중단하는 내용을 발표할 가능성이 있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공조 움직임이 본격화되는 상황에서 북한 경제의 자립을 지원하는 협력 사업을 더 이상 추진하기는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유엔 안보리 제재 범위에 포함되지 않은 분야를 (우리 정부가) 얼마나 독자 제재안에 포함하느냐가 중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