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연구팀에 죽은 동료 치아 닦아주는 침팬지 포착
영국의 과학잡지 '사이언티픽 리포즈'에 따르면, 스코틀랜드의 세인트 앤드루스 대학의 '에드윈 반 레웽' 연구팀은 약 120 마리의 침팬지들이 살고 있는 잠비아 야생 동물 보호 구역에서 동료가 죽은 직후, 암컷 침팬지가 식물의 줄기를 이쑤시개처럼 재주 있게 사용하여 침팬지의 사체의 입안을 양치질하는 모습을 목격했다.
▲죽은 동료에게 양치질을 하는 아프리카 침팬지 노엘과 왼쪽에서 도와주는 노엘의 딸
인간의 경우에는, 입관 전에 마지막으로 고인이 남성의 경우에는 머리카락을 정돈하고 손톱을 자르고 수염과 솜털을 면도하고, 특히 여성의 경우는 예쁘게 화장을 해주는 '고인(故人) 메이크업'의 풍습이 있다. 잠비아의 침팬지의 행동도 죽은 침팬지의 곁에 기대어 거의 30초간에 걸쳐서 양치질을 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양치질을 한 것은 노엘이라는 이름의 33세의 성숙한 암컷으로, 폐렴으로 죽은 수컷은 9세인 토마스이다. 토마스의 사후에, 같은 무리의 침팬지들이 죽은 토마스가 있는 곳을 방문했을 때, 학술조사팀이 침팬지들이 좋아하는 먹이로 유인했더니 노엘과 딸 2마리만 빼고 다른 침팬지들은 모두 그 자리에서 먹이장으로 향했다 한다.
그러나 노엘만은 토마스의 머리 근처에 앉아 죽은 토마스의 입 주위를 부드럽게 양손으로 잡은 후에 왼손으로 입을 열면서 오른손에 든 딱딱한 줄기 식물로 치아 사이에 남은 음식찌꺼기를 제거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26초 동안 계속된 양치질 후, 노엘은 토마스의 입에서 꺼낸 식물의 한 줄기를 자신의 입가에 대고 확인하려는 행동을 했으며 그동안 곁에는 노엘의 친딸 니나가 앉아서 어머니인 노엘의 행동을 지켜보고 있었다.
살아있는 침팬지들이 동료간에 양치질하는 행동은 앞서 보고된 바 있다. 하지만 죽은 동료의 사체를 깨끗이 하는 행동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 후의 학술조사에서 노엘은 토마스가 태어난 2007년경에 자장가를 하거나 먹이를 주기도 하는 등, 부자 간과 같은 정신적인 연결관계가 있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학술연구팀의 레웽 씨는 "죽음을 애도하는 의식은 인간에서만 보여지는 사회적 행동이라고 생각했지만 이번 침팬지의 애도행위의 사례는 장례 문화가 어떻게 생겨나고 발전했는지를 고찰하는 단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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