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 예절 배우는 게 먼저
장례학과, 각 도에 1개씩 생겼으면
장례지도사들 인습에 젖어있어, 공부와 사색으로 깊이 갖춰야
장례학과, 각 도에 1개씩 생겼으면
장례지도사들 인습에 젖어있어, 공부와 사색으로 깊이 갖춰야
장사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오는 28일부터 시행된다. 장례식장 운영 요건을 까다롭게 하고 장례식장 근무자들의 교육을 실시하는 등 한층 제재가 강화된 법률이다. 이를 두고 장례업계의 시름은 크다. <상조장례뉴스>는 2016년을 맞이하여 각 대학 장례학과 학과장들과의 릴레이 인터뷰를 통해 장사법 개정안에 대해 얘기를 들어봤다. 두 번째로 만난 사람은 전웅남 동부산대 장례행정복지과 학과장이다.

▲전웅남 동부산대 장례학과장
전웅남 교수는 장사법 개정안에 장례지도사 관련 내용이 실린 것을 높이 평가했다. 전 교수는 학생들에게 예절을 강조한다고 했다. 특히 후진양성에 주력하고 있다는 전 교수는 장례학과가 각 도마다 1개씩 생겼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피력했다. 그는 장례인들이 공부와 사색을 통해 깊이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기자주>
다음은 인터뷰 전문이다.
Q. 학생들을 가르칠 때 어떤 점을 중점적으로 교육하나?(이하 상조장례뉴스)
A. 첫 번째로 예절을 중점적으로 교육한다. 그 중에서도 인사를 강조한다. 몸에 배인 인사를 강조한다. 저희 학과는 전통에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에 인사를 좀 더 체계있게 하도록 한다. 학교에서 인사를 잘하는 학생에게 문화상품권을 준다.(이하 전웅남 교수)
Q. 문화상품권을 주면 효과가 있나?
A. 처음에는 문화상품권을 받으려는 욕심에 인사를 하는데 점차적으로 인사가 버릇이 된다. 각도도 45도 정도로 인사를 한다.
두 번째는 인성에 관한 부분을 강조한다. 교수당 4~5명의 학생을 배정하여 멘토-멘티제를 실시한다. 학생들이 고민이 많다. 특히 가정 문제, 애정 문제가 많은데 그것을 철두철미하게 상담한다.
세 번째는 학생들의 발표력을 배양시키려고 한다. 자신에 대한 긍정적인 사고, 내가 내 인생의 주인이라는 것을 강조한다. 저희가 학술 세미나를 해서 1년에 발표를 4번 한다. 소풍은 1년에 4번을 간다.(이하 전웅남 교수)
Q. 대학에서 소풍을 간다는 게 독특하다.
A. 동아리나 장례문화 체험차 간다. 그리고 저희는 독서모임을 한다. 매달 1번 씩하고 독서모임에 참여하고 발표하도록 한다. 10월 정도 되면 장례음악 발표회를 한다. 장례 쪽에서 연출은 매우 중요하다. (장례)연출의 3요소는 꽃, 빛, 소리다. 꽃은 사람들이 많이 아는데 소리에 관한 부분은 장례 쪽에서는 음악적 요소가 거의 없다.
제가 정리한 장례음악은 고향의 음악이고, 어머니의 음악이다. 고향과 어머니를 느낄 수 있고, 현장에서 접목시킬 수 있도록 한다. 장례 종사하는 사람들의 끈끈한 유대를 위해 매년 '장례지도사의 밤' 행사도 한다. 이 행사에 200여명 정도 참석을 하는데 자기가 장례지도사가 됐다는 것을 느낄 수 있도록 한다.
Q. 장사법 개정안 시행(1월28일)이 눈 앞이다. 개정안의 의의는 무엇인가?
A. 지금까지 장사 등에 관한 법률에는 사람에 대한 것이 빠져있었다. 의료법을 보면 시설에 대한 내용도 많지만 의료인에 대한 내용이 반드시 들어가있다. 이번에 장사법 개정안에는 장례지도사에 관련된 부분이 들어가있다. 물론 많이 미흡하지만 그럼에도 상당히 반기고 있다.
장례 분야는 가장 최종적이면서도 완성적인 분야다. 최종적 복지라는 말을 쓴다. 이런 접근들이 되야 하는데 잘 안 된다. 이게 잘 안 됐을 때 죽음 문화에 대해 말이 나오는 게 혐오스러워하거나 두려워한다. 하지만 산 자는 반드시 죽게 마련이다. 장례에는 산 자에 대한 복지와 인간적인 요소가 있다. 장례에 대해 제대로 알 때 삶에 대한 의미에 충실할 수 있다.
법률에서 중요한 부분이 교육에 관한 부분이다. 무엇을 교육시켜야 할 것인가. 교육의 가장 큰 문제는 젊은 학생들이 장례 현장에서 적응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21~22살 학생들이 장례현장에서 적응한다는 것이 쉽지 않다. 학생들이 능력을 갖추기 위해서 교육적인 차원에서 접근해야 하고 계속 새로운 정보와 내용을 제공해줘야 한다.
Q. 장사법 개정안 시행에 따라 학생들의 교육방향이 어떤 영향을 받을까?
A. 동부산대학교에서는 '죽음학(學)'을 11년 째 가르치고 있다. 다른 대학에는 죽음학이라는 교과목 자체가 없다. 학교가 지방에 있기 때문에 지방의 특색에 맞는 교육을 해야 한다.
저희 학과는 두 가지의 틀이 있다. 주간의 학생들에 대한 틀이 있고, 야간의 성인 학생들에 대한 틀이 있다. 성인 학생들은 장례 복지에 대해 집중하고 있고, 주간은 장례지도사 교육을 위주로 한다. 학생들이 학과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주간 학생들은 1종 운전면허를 반드시 따도록 하고, 엑셀이나 파워포인트 활용능력을 갖추도록 한다. 학생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고 삶의 의미에 대해 접목시킬 때 더 나아가지 않을까 생각한다.
Q. 올 한 해 장례지도학과의 도전과제는 무엇인가?
A. 학생들 충원 문제가 가장 중요하다. 앞으로 과연 학생들이 장례학과에 올 것인가? 저는 안 온다는 생각을 가져본 적이 없다. 가르치는 자가 열정을 가져야하고, 그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 준비돼야 한다. 더 나아가서 법률적으로 장례식장에 의무고용제가 정착될 경우 장례지도학과는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이다.
또 하나는 장례지도학과가 5개 밖에 없어서 더 늘어야 한다는 것이다. 부산, 대전, 창원, 서울 등에 있다. 전라도와 제주도에 없다. 장례지도학과가 각 도마다 최소 1개씩 생겨야 학술적인 발전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지방은 지방에서 특성을 갖춰가고, 중앙도 중앙의 역할을 해야 한다.
리더는 잘 안아줘야 한다. 사람을 잘 키워야 한다. 후진양성에 힘을 쏟아야 한다. 적재적소에 응원하고 격려하고 제가 갖고 있는 것을 주려고 한다. 인재 양성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 나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전체적인 사회의 흐름에 배치되는 것이다.
Q. 동부산대 장례지도학과의 강점?
A. 현장에 나가보면 우리과 학생들이 인사를 정말 잘한다고 칭찬 받는다. 대한민국에서 행사를 제일 잘하는 학과(졸업생을 배출)다. 장례음악을 대한민국에 제일 처음 알렸다. 학과 자체에 학술세미나를 1년에 4번하고, 독서모임을 해서 매달 '생사(生死)'에 관련된 책을 읽는다. 달빛 정화 행사도 한다.
밤에 사람들을 모아놓고 달빛으로 자신을 정화시키는 행사를 한다. 1년에 행사를 서른몇 번 한다. 저는 학생들에게 저한테 안 된다는 말을 하지 말라고 한다. '된다'는 생각을 심어주려고 노력한다. 위축된 생각을 바꿔주려고 한다. 제가 봤을 때 떨어지는 인간은 없다. 모든 인간은 길고, 짧을 뿐이다. 짧은 사람도 더 짧은 사람에 비하면 더 길다.
Q. 장례업계 관계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
A. 장례를 하시는 분들이 인습에 젖어있고, 공부를 하지 않는다. 옛날에 배운 것들을 써먹으려는 것만 있지 조금 더 파고 들면 진보가 없다. 상조가 뭐냐고 물어보면 '서로 돕는 것'이라고 답한다. 상조의 인문학적인 의미는 모른다. 상조는 서로 돕는 게 아니다. 서로 돕는 것은 우리 문화에서 거래관계다. '상'자는 '돕는다'는 뜻도 있다. 상조는 '돕고 돕는 것'이다. 그런 것들을 느끼고 많이 사색하고, 생각을 정리하고, 정리하려면 공부해야 한다. 공부하지 않고 행동만 앞세우면 인습에 빠져있게 된다.
또 한 가지는 고인(故人)을 대할 때 고인은 단지 시신이 아니고 세상을 열심히 살다간 존재의 극치라고 봐야한다. 존재에 대한 극치를 대할 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섬김의 자세를 가질 때 그것이 좋은 장례지도사라고 생각한다. 하나의 물건의 물건 다루듯이 시신을 다루는 게 아니라 인격체로 대해야 한다.
<김충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