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한국상장례문화학회 열려
각 토론 발표 교수들 장례지도사 미래 관한 논의 분주
각 토론 발표 교수들 장례지도사 미래 관한 논의 분주
학계 인사 등 100여명 참석...열기 뜨거워
상조와 장례문화의 진흥을 위한 한국상장례문화학회의 제1회 학술세미나가 열렸다.
29일 동국대학교 문화관 덕암세미나실에서 한국상장례문화학회(회장 이범수) 창립총회 및 제1회 학술세미나가 열렸다. 세미나는 '현행 장례지도사 교육 및 제도에 관한 연구'를 주제로 열렸으며 학계 인사들의 주제 발표 및 토론으로 진행됐다.
이날 행사는 각각 1부와 2부에서 세 차례씩 총 여섯 차례 토론이 이뤄져 치열한 학술세미나의 본질을 되새겼다. 학계 인사와 상조·장례 인사 등 100여명이 운집해 학회에 대한 관심을 표했다.
한국상장례문화학회 이범수 회장은 "지금까지 장례는 그저 치르는 정도로 인식돼 왔지만 현재 고령화와 핵가족화로 가족 역할이 축소된 상황"이라면서 "상장례문화 진흥을 위해 산업계와 교육계가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웰다잉 지도사나 유족상담사 등의 역할을 장례지도사들이 적극 수용해서 가족 역할을 대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앞으로 학회를 1년에 2회 정도 진행할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이종윤 한국장례문화진흥원 이사장은 축사를 통해 "이제까지 상조와 장례 분야에서 했던 노력을 이번 기회에 하나로 모으자"면서 "상장례 진흥을 위해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이사장은 "한국장례문화진흥원과 상장례문화학회가 가는 방향이 똑같기 때문에 힘을 합쳐야 한다"면서 "마치 빗방울이 바위를 뚫을 수 있도록 시너지 효과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철영 교수 "장례사 자격검정시험 적극 검토해야"
1부에서는 이덕진 창원문성대 교수의 사회로 토론에 들어갔다. 이 교수는 "다른 학회와 달리 업계나 학계의 관심이 뜨거운 것 같다"면서 "초심을 잃지 말고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제1주제는 '현행 장례지도사 국가자격증 제도 도입 배경과 운영현황'이었다. 이철영 을지대 교수가 발표를 맡았고, 이남우 동부산대 교수가 토론했다.

▲토론을 하고있는 이철영 교수와 사회를 맡은 이덕진 교수, 이남우 교수 (왼쪽부터) ©STV
이철영 교수는 "장례지도사 국가자격제도가 무시험의 교과이수형 자격으로 실시됨으로서 국가자격 획득에 대한 접근성이 확대된 반면, 제도의 문제점을 이용한 자격증 부여로 제도 자체가 부실화 될 수 있는 여건을 내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교수는 "요양보호사의 경우 무시험 자격검정제도 이후 품질관리를 위해 시험제도가 도입되어 안정화되고 있는 예에서와 같이 자격제도의 품질관리를 위해서 자격검정시험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이남우 교수는 "(이철영 교수의 논의가) 이후의 연구진행이나 논의의 방향을 제시하고자 하였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어 이 교수는 "관련자료의 부족이 전체 연구성과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질의에 나선 남승현 에프앤에스 대표는 "장례지도사 교육원에 교육교재에 표준이 없다"면서 "교구자재도 우리 문화에 안 맞으니 교육자재의 질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회를 맡은 이덕진 교수는 "장례업계에 대한 염려로 받아들이겠다"면서 "장례지도사를 기능인으로만 받아들이지 말고 인문학적 상상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미진 교수 "장사법 관련 교육 및 실제 과정 교육 늘려야"
2번째 토론주제는 '현행장례지도사 교육과정의 적절성과 성과'였으며 김미진 서라벌대 교수가 발표를 맡았고, 김철재 대전보건대 교수가 토론을 담당했다.

▲두번째 토론을 하고있는 김미진 교수(왼쪽 첫번째) 김철재 교수(맨 우측) ©STV
김미진 교수는 장례지도사 표준교육과정의 적절성을 구조적·내용적 관점에서 탐색했다. 특히 NCS(국가직무능력표준, National Competency Standards)에 관련된 부분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김 교수는 표준교육과정에서 시신 이송 및 안치에 관한 사항이 누락돼 있고, 교육시간이 매우 부족하며, 법규 안내 시간이 12시간으로 너무 과다한 점과 장례지도사 표준교재의 구성방식이 지나치게 지식 위주로 기술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표준교육과정에서 누락된 시신 이송 및 안치에 대한 내용을 추가하고 적정 교육을 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법규 안내에 배정된 시간을 줄이고 장사법관련법규에 배정된 시간을 늘려야 한다는 점과 이론과 실기 관련 내용을 분리 기술할 것을 제안했다.
김 교수의 논의에 대해 김철재 교수는 "우리나라 현실상 공급자 위주 교육과정이 주를 이루는데 이런 폐단을 없애기 위하여 NCS에 따른 교육을 실시하지만 아직 현장의 장례지도가 교육원에게까지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면서 "학교와 교육원의 격차가 더욱 크게 벌어질 것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성익 교수 "장례지도사 자격취득 절차 시험제로 전환해야"
세 번째 토론 주제는 '현행 장례지도사 자격증 제도 운영의 효율적 개선방안'이었다. 김성익 동부산대 교수가 발표자로 나섰고, 이필도 을지대 교수가 토론에 임했다.

▲토론을 하고있는 김성익 교수(왼쪽 첫번째)와 이필도 교수(맨 우측) ©STV
김성익 교수는 국가자격증만 600여 종이 넘는 상황에서 인력 수급 전망이 불확실한 상태에서 또 하나의 부실한 국가자격제도 도입은 자격증의 권위와 가치를 하락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 교수는 현행 무시험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개선 방안으로 장례지도사 자격취득 절차를 현재 무시험에서 전문지식 및 기능과 등급별 응시자격기준에 따른 업무구역(1, 2급 구분)의 시험제로 전환하자고 제안했다. 김 교수는 "장례지도사 교육원이 제대로 운영되고 있지 않다"고 강하게 비판하는 한편 "보건복지부 김주영 노인지원과장 등 행정 관계자들이 참석할 줄 알았는데 그러지 않았다"면서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필도 교수는 김 교수의 논의에 대해 "장례지도사가 반쪽짜리 평가를 받거나 무용론이 나오는 등 모든 현상 진단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면서도 "사회적 공론화를 시키려면 논리적 체계와 근거자료가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김 교수의 논의에 대해 수정보완이 뒤따라야 하며, 사안에 대해 어떤 영향이 있는지 분석하고 향후 자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 일본 사례는 아예 본문에 넣어서 논의할 필요가 있었다"고 말했다.

▲제 1회 한국상장례문화학회 학술세미나에 학계 인사와 상조•장례 인사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STV
장례지도사 교육원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는 정진후 박사는 토론이 끝난 후 질의를 통해 "김성익 교수 발표의 근거자료가 없다. 교육원의 교육이 부실하다는 근거도 없다"고 꼬집었다. 김 교수는 이에 대해 "근거를 대라고 하면 얼마든지 댈 수 있다"고 강하게 반박했다. 서울 서초지역에서 장례지도사 교육원을 운영하고 있다는 한 참가자는 "교육원에서 벌써 25기를 졸업시키는 등 열심히 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더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학회에 참석한 한 참가자는 "열기가 이렇게 뜨거울 줄 몰랐다"면서 "시간이 모자라 쫓기듯 진행한 것은 아쉽지만 2회부터는 좋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참가자는 "이번에야말로 학회가 제대로 진행되면서 순항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김충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