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상조업 본격진출 채비 영역 파괴?
카드사들이 수익성 악화에서 벗어나기 위해 상조사업에 경쟁적으로 뛰어들 것으로 상조업계와 카드업계는 보고 있다. 지난 8일 금융위원회(위원장 임종룡)는 신용카드사가 자유롭게 부수사업을 할 수 있도록 규제방식을 바꾸고, 일종의 '사전 면제부' 제도인 비조치 의견서도 카드업계에 전달하자 업계는 두 팔 벌려 환영의 뜻을 내비쳤다. 금융위의 이 같은 빗장풀기로 인해 카드사들은 올해 부대사업을 통해 3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벌써부터 상조업에 대한 여러 가지 전망을 앞 다투어 내 놓고 있다. 이번 금융위의 카드사 부수업무에 대한 규제를 풀기 전 이미 신한카드(대표 위성호)는 대명그룹 기안라이프웨이(대표 권광수) 상조와 제휴를 맺고, 자사의 통신판매 사이트 '올댓서비스'에서 상조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사업은 카드사가 기존에 진행하던 통신판매의 영역을 확대한 것인데 신한카드는 상조회사와 고객의 연결을 돕고 이를 통해 수익(수수료)을 얻는 방식으로 상조업에 이미 진출해 있다. 한편 이와 같은 신한카드의 발 빠른 움직임에 대해 일각에서는 각 카드사들이 다수의 고객을 무기로 기존 '상조사업장에 뛰어들어 시장을 장악하는 횡포를 부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2007년 보험사들의 상조업 진출에 대해 당시도 영역파괴와 기존의 시장 잠식을 우려 상조업계가 긴장했으나 결국 5개 보험사들이 상조상품을 만들어 상조시장에 뛰어 들었으나 현재까지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업계는 평가하고 있다.

2011년 각 카드사의 시장점유율
이는 상조업의 특성상 고객들과 가장 최 일선에서 부딪혀 영업이 이루어지는 것과 달리 보험사는 자사 메인상품에 특별약관 형식으로 상조서비스를 접목하는 형태로 상조상품을 판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은행권 역시 자사 정기예금 등의 상품에 상조서비스를 특약형태를 포함 상조서비스를 하고 있지만 이 또한 현실적으로 한계에 부딪혀 있다. 물론 카드업계는 좀 다르긴 하겠지만 이번의 규제가 대폭 풀림으로 새 수요 창출과 고객의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해 상품 마케팅보다 상조회사와 제휴를 통해 상조시장에 진출을 모색할 것으로 예측된다. 카드사가 독자적으로 상조회사 법인을 설립 하여 직접 상조업에 진출하는 카드사도 있겠지만 이는 상조업이 국민들로부터 많은 불신을 받고 있는 터라 그 리스크에 대해 상당히 감수를 예상해야 하는 어려움도 있다.
한편 강창욱 BC카드 신사업팀장은 부수사업과 연관된 산업들을 검토하고 있는데 그런 부분에 있어서 보다 폭 넓은 신사업검토가 이루어 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아예 새로운 사업에 진출하는 것은 상관없지만, 이미 형성돼 있는 기존 사업에 대기업인 카드사가 뛰어들면 시장의 생태계가 망가질 우려가 있다"며 "시장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 사업을 확장하는 것이 사회 전체적인 부를 증진시키는 방안일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8개 카드사들이 부수 업무를 통해 올린 실적은 2조원으로 카드사 전체 영업수익의 14% 수준이었다.
동반성장위원회(위원장 안충영)가 정한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는 진출하지 못한다는 조건이 달렸지만 신용카드사 부수사업 업종규제를 사실상 없앤 것으로 보아도 무방하다.B상조회사 L대표는 카드사들이 상조업에 진출한다고 해도 일정부분 초기에 영향이 있을 수는 있겠지만 궁극적으로 상조시장 전체에 결정적 역할을 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한편 이번 카드사들의 상조업 진출과 관련 상조회사들은 내심 긴장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가뜩히 상조시장이 구조조정을 거치고 있는 시점에 카드사까지 상조업에 뛰어들 경우 일부 소비자들의 혼란만 가중시킬 수있다고 우려했다.지금도 상조회사마다 상당한 해약사태로 인해 경영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해약이 심화될 것은 당연지사다.
<박기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