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임창용 기자】= 산행 에세이 ‘백두대간의 자취소리’(김기태 저)가 해드림출판사에서 출간됐다. 저자가 전문 산악인이 아니기에, 백두대간 종주 과정에서 일반인들이 겪을 수 있는 우여곡절을 그도 그대로 겪었다는 점이 이 책의 주목할 만한 특징이다. 이번에 출간된 신간은 1권으로, 산악회 멤버로서의 그 여정에 따라 차후에 시리즈가 이어질 예정이다.

그해 여름을 대간 길에 바친 신협산악회
백두산과 지리산을 잇는, 한반도의 가장 크고 긴 산줄기인 백두대간은 백두산에서 시작해 동쪽 해안선을 끼고 남으로 뻗어 내리다가 태백산을 거쳐 남서쪽의 지리산에 이른다. 한반도 산지 체계의 근간을 이루는 백두대간은 산행에 관심 없는 사람들조차 한 번쯤은 욕심내볼 만한 길이다. 하물며 산을 좋아해 모인 산악회 멤버라면 한 번쯤 백두대간을 염두에 뒀음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지난 2012년 속초 신협산악회 멤버들이 의기투합하여 백두대간 산행 길을 감행했다. 5월 중순에 시작한 산행은 9월에서야 마무리되었으니, 멤버들은 그해 여름을 통째 대간 길에 쏟아 부은 것이다. 산 좀 탄다는 사람은 한 번쯤 상상해 봤을 백두대간 등반. 실제 그 길에서는 어떤 사건들이 벌어지는 걸까?
산행대장 김기태는 멤버들과 함께 백두대간을 등반하면서 겪었던 에피소드를 책으로 엮어 출판했다. <백두대간의 자취소리>는 백두대간에 관한 책이기도 하지만, 백두대간에 자취-발자국-를 남긴 산행자들의 이야기라 하겠다.
“백두대간은 산행을 즐기지 않는 사람들도 살살 긁어 들쑤시면 하던 업을 잠시 접어두고서라도 하고 싶어 한다. 하물며 산을 좋아해서 모인 산악회 소속이면 늘 백두대간의 대장정을 염두에 두었을 것이다. 백두대간이 붐을 일으켜 입소문을 타고 알려지면서 전문 산악회도 생겨나 여러 번 산행을 했다는 사람도 있을 정도이다.”
그중에 으뜸은 ‘팀워크’
백두대간이 ‘붐’을 일으켰다고 해서 누구나 쉽게 산행을 완주할 수 있다는 뜻은 결코 아니다. 대자연의 기막힌 장관에 대한 낭만만 가지고 섣불리 길을 나섰다가는 애초에 계획했던 종주를 완성하지 못한다. 특히 전문 산악인이 아니라 그저 취미로 산을 오르는 이들이라면 체력적, 정신적으로 어려움에 부닥쳤을 때 작정한 산행을 포기하기 쉽다. 직접 대간 길을 걸으면서 여러 가지 우여곡절을 맞닥뜨리기도 했던 김기태가 <백두대간의 자취소리>를 통해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그 길에서 필요한 여러 가지 것 중 으뜸은 멤버들 간의 팀워크라는 메시지인 듯 싶다.
“모든 여건이 좋아지고 시간적 여유가 많다고 해서 산행이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용기와 끈기나 의지만 있다고 가능한 것은 더욱 아니다. 우리처럼 기본적인 틀이 잡히지도 않은 중구난방인 상태이면 별의 별 일이 다 벌어지게 된다. 어려운 상황에서 서로를 배려하는 슬기로운 마음과 인내심을 쌓는 훈련이 먼저 필요하다. 백두대간이라고 해서 대자연의 기막힌 장관이 펼쳐지는 구간만 있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길을 못 찾아 헤맬 수도 있다. 바람 한 점 없는 무더운 여름철 밭에 거름을 내는 듯한 땀 냄새를 맡으며, 앞 사람의 어깨에 축 늘어진 고생보따리만 보고 막연히 걷기만 하는 지루한 구간도 많다. 탈출로도 없는 추운 산 속에서 바깥 온도와 같아지려는 체온을 유지해야 하고, 청승맞게 하루 종일 내리는 비를 맞으며 고생만 하다 오는 날도 분명 있을 것이다.”
자랑거리가 아니라 ‘호연지기’
백두대간을 종주하기 전 그는 “이제는 백두대간을 종주한다는 자부심을 갖기보다는 스스로 겸손해지려는 자세가 필요할 때이다.”라며 마음을 정비했다. 백두대간을 오르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백두대간은 호연지기를 얻고자 즉, 자신의 마음을 닦고자 함이지 평생을 두고두고 써먹을 자랑거리를 만들고 보자는 식의 욕심을 채우고자 함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는 그의 조언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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