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김충현 기자】4·10 총선을 앞두고 일부 후보자들이 자녀에게 수십억 원대 재산을 증여한 ‘부모 찬스’가 속속 드러나며 청년층의 박탈감이 커지고 있다.
‘공정’ 이슈가 재부각됨과 동시에 청년층이 투표를 포기하는 정치 혐오가 짙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는 정모 씨(35·남)는 2일 “부모 찬스를 남발하는 정치권에 신물이 난다”면서 “그래놓고도 뻔뻔하게 ‘죄가 없다’고 외치는 태도는 뭔가”라고 했다.
대학생 유모 씨(25·여)도 “기득권끼리 ‘그들만의 리그’라는 느낌이 강해 투표하고 싶지가 않다”라고 했다.
앞서 양문석 안산갑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과거 서울 서초구 잠원동 아파트 구매 당시 20대 대학생인 딸 명의로 사업자 대출 11억 원을 받아 주택담보대출을 상환했다.
대학생 딸이 사업계획서를 제출했다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어학연수를 떠났다는 점 등을 감안할 때 ‘불법 대출 아니냐’라는 논란이 커졌다.
양 후보는 이에 사과하면서도 “우리 가족 대출로 사기당한 피해자가 있나. 의도적으로 새마을금고를 속였느냐”라고 오히려 반발하고 나섰다.
공영운 민주당 화성을 후보 또한 2021년 자녀에게 실거래가 30억 원 상당의 주택을 증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공 후보는 “노후 대비 및 아들의 결혼 준비 등을 위해 구매한 것”이라고 했지만, 시세 차익을 노린 투기로 비치면서 비판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양부남 민주당 광주 서을 후보는 2019년 20대인 두 아들에게 서울 한남동 단독주택을 증여하고 증여세를 대신 납부했다.
이처럼 ‘부모 찬스’ 논란이 거듭하면서 MZ세대는 정치권을 향한 혐오를 키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