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김충현 기자】그간 대표적인 진보정당으로 꼽혔던 녹색정의당의 존재감이 미미하다.
6일 연합뉴스와 연합뉴스TV가 공동으로 여론조사 업체 메트릭스에 의뢰해 지난 2∼3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한 정례 여론조사에 따르면 녹색정의당의 지지율은 2%에 그쳤다.
개혁신당 4%, 새로운미래 2% 등 창당 1~3개월밖에 되지 않은 정당들과 견주어도 존재감이 뚜렷하지 않다.
녹색정의당의 위기는 어디서부터 비롯된 것일까.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면 17대 총선(2004년)에서 녹색정의당의 전신인 민주노동당은 원내 의석수 10석을 차지하며 전성기를 맞았다.
당시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역풍으로 진보적인 분위기가 정국을 강타했고, 바야흐로 ‘진보의 전성기’로 여겨지던 시기였다.
하지만 ‘국가보안법 폐지’등 무리하게 진보적 의제를 밀어붙이다 다시 여론의 반발에 부닥쳤고, 민주노동당은 18대 총선(2008)에서 5석으로 쪼그라들었다.
민주노동당은 2012년에 둘로 쪼개졌다. 통합진보당의 비례대표 후보 부정경선 사건의 여파로 탈당한 일부 세력이 진보정의당을 창당했다. 이후 정의당으로 당명을 바꿨다. 정의당의 주축은 심상정, 노회찬 등이었다.
21대 국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더불어민주당 등 범여권이 180석의 압승을 거둔 후 정의당의 스탠스는 모호해진다. 거대 여당인 민주당에 편승하는 전략을 취하며 조국 사태를 단호하게 비판하지 않았고, 존재감이 미미해졌다.
급기야는 비례대표 1번으로 공천을 받아 의정활동을 한 류호정 의원이 정의당에 몸을 담은 채 다른 정당 인사들과 창당 활동을 하는 아연실색한 사태까지 벌어졌다.
국민의힘이나 민주당 같은 거대 정당에서는 여간해서 벌어지지 않을 일이 벌어진 것이다. 당의 그립감이 떨어지니 초보 정치인이 튀는 행동을 이어갔다.
정의당은 지난 1월 30일 녹색정의당으로 당명을 교체하고 혁신을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당의 존재감은 미미하고, 원내 진입 가능성도 떨어지는 정당에 사람도 모이지 않는다.
한국 정치에 진보정당은 필요하다. 다만 진보정당은 거대 양당과는 확연히 다른 색깔을 내야한다. 녹색정의당이 향하는 곳은 어디일까. 구성원들의 치열한 논의가 필요해 보인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 조사 표준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이며,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무선 전화면접 100% 방식으로 진행됐고, 응답률은 11.7%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