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김충현 기자】구독자가 40만 명이 넘는 유튜브 채널이 상조에 대한 왜곡된 정보를 전달했다. 멘트 하나하나에 무게를 실어야 할 경제 채널의 태도가 아쉽다는 비판이 나온다.
유튜브 채널 ‘언더스탠딩’이 지난 6일 올린 ‘상조회사가 가입자 돈 8조를 쓰는 기발한 방법’이라는 제목의 동영상은 7일 현재 조횟수 9.3만 회를 기록하고 있다.
이 동영상의 썸네일에 담긴 문구는 ‘상조회사들이 우리 모르게 이러고 있었구나’이다. 상조에 대해 잘 모르는 일반인들이 보면 상조회사가 흑막에 숨어 음모를 꾸미는 것 같은 느낌을 받게 한다.
해당 영상은 2명의 MC와 함께 이재용 회계사가 진행했다. 이 회계사는 상조의 방식과 함께 업계 최상위권인 프리드라이프, 보람상조, 대명아임레디 세 회사의 재무제표를 분석했다.
재무제표 분석은 해당 기업에 관심 있는 누구라도 할 수 있는 행위이다. 이 회계사는 회계사의 시각에서 상조의 경영방식과 재무제표를 분석했다.
MC인 이진우 기자는 냉소적인 태도로 이렇게 말했다.
“상을 당했을 때 상조회사 여러군데에 전화하면 바로 장례를 치를 수 있고, 심지어 가격도 깎아줍니다. 그걸(선수금) 왜 미리 내요?”
상조에 가입하지 않은 사람도 상조회사에 전화하면 바로 장례를 치를 수 있는 건 사실이다. 그런데 상을 당한 유족이 황망한 상황에서 상조회사 여러군데에 연락을 하고 가격을 비교할 정신이 있을까? 참혹한 아픔이 덮쳤을 때 우왕좌왕하지 않기 위해 사람들은 상조에 가입을 하는 것이다.
백번 양보해 상을 당했을 때 유족이 상조의 가격 비교를 한다고 가정하자. 그 과정에서 상조 가격을 깎아주는 일은 없다. 본지가 복수의 상조업체에 확인한 결과 “미리 가입한 고객과의 형평성 문제가 있어 가격을 할인해주기 어렵다”라고 했다.
이 회계사는 자신의 발언 끝부분에 “느낌이 세하다”, “(회사들이 사업을) 대충하고 있다” 등의 멘트와 함께 자주 코웃음을 쳤다. 자칫 상조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심어줄 수 있는 태도를 이어갔다.
이 회계사는 대명아임레디에 대해 설명하며 상조보증공제조합과 연관이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상보공은 공정위에서 상조회원을 보호하기 위해 만든 기관으로 회원 보호라는 공적인 기능을 하고 있다. 선수금 보전을 위해 은행 혹은 공제조합에 가입해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이 회계사는 대명의 상보공 지분 소유에 대해 “이상하다”고 표현했다.
이 회계사는 “매달 캐시 플로우(현금 수입)가 있기 때문에 (상조)기업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내가 이걸 열심히 관리해야 하나?’라는 마음이 들 수도 있을 것 같다”라고 쐐기를 박았다.
그는 영상 초반에 “상조를 며칠밖에 공부하지 않아 잘 모르겠지만”이라는 멘트와 함께 설명을 시작했다. 그는 그가 내놓은 말이 결과적으로 상조업계에 큰 피해를 입힐 수 있다는 생각은 하지 못한 것일까.
이 회계사는 영상의 끝부분에 “상조상품은 기업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가정하에 고객은 물가상승과 무관하게 좋은 혜택을 제공 받을 수 있는 상품”이라고 인정했다. 상조의 장점을 정확히 짚은 멘트이다. 다만 이 회계사는 “투자실패, 과도한 비용지출, 추가 가입자의 모집 실패 등의 리스크가 존재한다”라고 덧붙였다. 해당 멘트는 비단 상조업체뿐만 아니라 세상 모든 산업계에 해당하는 부분이다.
상조업계는 선수금 보전 및 감사보고서 공개 등 자정 노력을 기울여왔다. 이 회계사가 감사보고서를 살필 수 있었던 것도 상조업체들의 감사보고서 공개 덕분이다. 타 업계가 그렇듯 상조업계에서도 부진한 업체는 퇴출되고, 혁신을 거듭한 업체는 살아남았다.
상조업계에는 지금 이 순간에도 회원을 유치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영업조직이 있다. 또 의전팀은 고인의 마지막을 숭고하게 마무리하고, 유족의 마음을 위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장례를 진행한다.
무심코 던진 돌에 누군가는 크게 다칠 수 있다. 업계의 팩트 체크를 거치지 않은 무차별 멘트로 인해 8조 원의 선수금과 800만 명의 회원을 보유한 상조업계가 흔들릴 수 있는 것이다.
한 상조업계 관계자는 “열심히 일하는 와중에 왜곡된 뉴스를 접하면 힘이 빠진다”면서 “묵묵히 상조의 역할을 하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