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박상용 기자】야당이 잘해야 여당도 살고 나라가 제대로 돌아간다.
민주주의 정치 체제는 여야의 대립으로 성립된다. 정권을 잡은 여당과 여당을 견제하는 야당이 건전한 경쟁을 통해 선순환 한다.
더 나은 정당이 권력투쟁을 통해 정권을 획득하고, 모두를 위한 정책을 펴 나라를 발전시키는 게 바람직하다.
현재 한국 정치는 이러한 궤도에서 완전히 이탈해 있다. 여나 야나 자중지란, 바닥치기 경쟁으로 끝없는 소모전을 펼치고 있다.
지난 21대 총선을 앞두고 민심은 당시 야당인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을 향하고 있었다. 2019년 조국 사태로 더불어민주당이 혼란에 휩싸였고, 민심도 차츰 여당이 아닌 야당을 향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총선승리를 확신한 통합당의 황교안 당시 대표는 공천 전횡을 휘둘렀다. 대선을 준비하기 위해 거물급 후보들의 지역구를 옮기거나 공천에서 탈락 시켰다.
결국 실망한 민심은 민주당 쪽으로 향했고, 민주당은 비례위성정당을 포함해 무려 180석이라는 압도적 승리를 거뒀다. 통합당은 103석이라는 제1보수당 역사상 가장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여야 했고, 황교안 대표는 그대로 사퇴했다.
만약 당시 황 대표가 큰 욕심을 부리지 않고, 요소요소에 중진 인사들을 그대로 배치하고, 혁신적인 공천을 했다면 총선에서 무난히 승리했을 거라는 아쉬움이 당 안팎에 진하게 남았다.
정권 교체 후 맞이하는 22대 총선을 앞두고, 이번에는 민주당이 바닥을 향해 돌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법리스크’가 점점 커지고 있는 이재명 의원을 대표로 선출하면서 당 전체가 부담을 짊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서 패배해놓고도 자숙 기간도 없이 보궐선거에 출마해 연고도 없는 인천에서 당선되더니 야당 대표에 올랐다.
하지만 검찰 소환, 법원 출석이 반복되면서 민주당의 지지율을 하락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 대표로 인해 민주당이 수렁으로 빠져드는 사이, 혁신을 해야 할 국민의힘도 전당대회를 앞두고 분열을 거듭하고 있다.
야당인 민주당이 총선을 앞두고 뼈를 깎는 혁신을 한다면 국민의힘도 이에 질세라 혁신 경쟁에 나설 것인데, 민주당이 바닥을 치고 있으니 국민의힘도 헤매고 있는 셈이다.
‘야당이 바로 서야 나라가 선다’는 말은 허언이 아니다. 경쟁자가 있어야 경쟁할 이유가 생기는 것이다. 민주당은 하루 빨리 혼란에서 벗어나 정도를 걸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