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최민재 기자】지난 10월 29일 서울 시내 한복판에서 158명이 사망한 이태원 참사는 전 국민에게 트라우마를 남겼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유가족·생존자들을 비롯해 이태원 상인들의 고통은 현재진행형이다.
이태원 참사 생존자이자 의인인 김모(18) 군은 참사 당일 아수라장이 된 현장에서 심폐소생술(CPR) 등을 통해 시민들의 생명을 구했다. 하지만 참사 한 달이 흐른 지금, 김군은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증상이 계속돼 상담 치료를 받고 있다. 김군은 “구급차에 시민 수십 명이 끊임없이 실려 가던 모습이 떠올라 여전히 사이렌 소리가 두렵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이태원 참사에서 생존한 김초롱(33)씨는 참사 직후 ‘그 자리에 가질 말걸’이라는 죄책감에 일상생활을 유지하기 힘들었다고 한다. 하지만 적극적으로 전문가들을 만나 트라우마를 극복하려 노력했다는 김씨는 내년에도 다시 이태원을 찾아 원래대로의 나의 일상을 즐길 것”이라며 긍정적인 모습을 내비쳤다.
참사 발생 후 이태원 상권 또한 한 달째 침체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9일 오전 이태원 해밀톤호텔 부근에 있는 가게들 중에는 ‘임대’, ‘휴업’이 붙은 가게들이 종종 보였다. 상인들은 이태원 참사 이후 상권 자체가 침체 됐다고 말했다. 이태원 부근에서 8년 동안 가게를 운영한 이모(35) 씨는 “이태원 참사 직후 2주가 가장 심했고, 현재도 분위기가 좋은 건 아니다”며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야 하나 고민도 했지만 비용 등 문제로 차마 이사갈 수도 없다”고 말했다.
서울시 공공데이터에 따르면 참사 직전 한 달 동안 52만여명이 방문했던 이태원역은 참사 발생 후 유동인구가 절반인 26만여명 선(지난 24일까지)에 그쳤다. 서울시에 따르면 참사가 발생한 이태원1동에 있는 소상공인들의 이달 둘째 주 매출액은 참사 이전인 지난달 넷째 주 대비 61.7% 감소했다.
현재 이태원 상인들을 위한 각종 지원책을 내놓고 있지만, 대출 지원 등에 한정돼 있고 쇠락기에 접어든 상권을 다시 부흥시키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