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박란희 기자】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가 무리한 감세 정책을 밀어붙이다 역풍을 맞고 사임을 발표했다.
취임 44일 만으로 영국 역사상 최단명 총리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트러스 총리는 20일(현지시간) 오후 1시340분 총리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찰스3세 국왕에게 사임한다고 밝혔다”고 말했다.
트러스 총리는 “선거 공약을 지킬 수 없는 상황이라 물러난다”면서 “다음 주 후임자가 결정될 때까지 총리직에 머물겠다”고 밝혔다.
트러스 총리는 취임 44일 만에 사임을 발표해 역대 최단명 총리로 남게 됐다. 앞선 기록은 조지 캐닝이 1827년 총리 자리에 오른 뒤 119일 만에 숨진 것이다.
유력한 후임자는 시간이 지나야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영국 언론들은 트러스 총리와 경쟁했던 리시 수낵 전 재무장관과 페니 모돈트 원내대표가 경선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가장 큰 관심은 ‘파티게이트’ 논란 끝에 사임했던 보리스 존슨 전 총리의 복귀 여부이다.
언론들은 존슨 전 총리가 재도전 할 것이라는 추측을 내놓고 있지만 존슨 전 총리 측은 확실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트러스 총리는 보수당의 영웅 마거릿 대처 전 총리를 표방하며 ‘철의 여인’을 내세웠으나 성급한 감세안이 발목을 잡았다.
지난달 트러스 총리가 23일 450억 파운드(약 72조 원) 규모의 감세안을 발표하자 금융시장이 큰 충격을 받았다.
파운드화가 달러 대비 역대 최저로 추락하는가 하면 국채 금리가 급등해 잉글랜드 중앙은행이 긴급 개입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상황이 이렇게 전개되는데도 트러스 총리가 감세를 통한 성장을 외치며 밀어붙이자 각계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진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