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김민디 기자】소설 '저주토끼'로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 후보에 올랐던 정보라 작가가 11년 동안 강사로 근무했던 연세대학교를 상대로 퇴직금과 주휴·연차 수당을 지급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정 작가는 지난달 31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연세대로부터 퇴직금을 한 푼도 받지 못했다. 이것이 대한민국 시간강사, 비정규직의 현실"이라며 "평등한 대학사회 건설을 위해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시간강사는 비정규직 근로자이지만, 대학의 절반 이상을 책임지고 있다"면서 "이들에게 퇴직금을 주지 않겠다는 것은 비정규직이니 차별하겠다는 말"이라고 비판했다.
정 작가는 2010년 3월부터 11년 동안 연세대에서 러시아어와 러시아문학, 러시아문화 등을 가르쳤지만 지난해 12월 퇴직한 뒤 퇴직금을 받지 못했다.
이에 정 작가는 지난 4월 연세대를 상대로 퇴직금 5000만원과 주휴·연차수당 등 각종 수당을 산정해 달라며 서울서부지법에 소송을 냈다.
정 작가는 1개 수업을 강의하기 위해 강의 준비, 학생 관리 등 실제로는 한 학기에 200시간 이상을 일했고 11년간 6년에 걸쳐 우수강사로 선정돼 총장상을 받는 등 충실하게 강사직을 수행했다고 알려졌다.
한편 연세대 측 변호인은 “실제로 학생 앞에서 강의를 한 시간만 근로시간으로 인정할 수 있다”면서 “주15시간 미만 일한 시간강사는 현행법상 초단기근로자로 간주하기 때문에 근로기준법상 퇴직금과 각종 수당 지급을 할 수 없다”고 했다. ‘한 학기 연차수당으로 20일치를 지급해달라’는 정 작가의 주장에 대해서도 학교 측은 “받아들이기는 어렵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