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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STV]해드림출판사, ‘꽃은 오늘도 말이 없네’ 출판

  • STV
  • 등록 2012.10.16 05:41:57

소름 돋는 중년의 감성

 

 

임병문 수필집 [꽃은 오늘도 말이 없네], 최청란 시인의 짧은 평 몇 마디로도 다 통할만큼 부족함이 없다.

 

“갈피를 펼칠 때마다 나는 편편이 눈시울이 뜨거워졌고, 내 가슴은 환희와 동경과 헛헛함으로 파노라마치고 있었다. ‘구절초 섧은 날 산에서…….’,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어느 글이 이토록 사람의 심금을 울렸던가.”

 

글을 읽는 내내 시인은 작가의 감성에서 헤어나지 못한 채 그의 포로가 되고 말았다는 것이다. 임병문, 그는 진정 글의 멋과 맛을 즐기는 이 시대 최고의 로맨티시스트라는 평이다.

 

어쩐지 꽃 같은 중년

 

50여 편의 수필로 엮은 수필집, 한 편 한 편 온전한 작품이기를 갈망하며 혼신을 다해 쓴 결정체다. 글이 드러나면서 때로는 걱정을, 때로는 극찬을 받으면서도 노심초사하며 퇴고한 작품들이다. 걱정과 극찬, 이 모두가 감당키 어려운 두려움으로 여길 만큼 저자는 혼불을 쏟아냈으니 [꽃은 오늘도 말이 없네]는 영원한 신간으로 남을 것이다.

 

가슴을 봄비처럼 적시고

 

작품에서 다루는 저자의 고전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열정이 놀랍다. 조선여류문학의 한 축을 이루었던 기녀문학(妓女文學), 한 시대를 풍미했던 조선 명기들과 그들의 상대인 사대부가 주고받았던 사랑과 비련의 절창(絶唱), 그 주옥같은 시편(詩篇)들은 세월이 흘렀어도 저자의 수필집에서 우리의 가슴을 봄비처럼 적시고, 가을 삭풍처럼 시리게 한다.

 

또한 임병문의 수필집에는 이별과 그리움의 정한(情恨)을 아름다운 문향(文香)으로 감싸며 완성시킨 작품들이 대거 들어 있다. 여기서 문향이라 함은 세련된 서정적 문체와 인간 존재의 근원적 외로움에 대한 깊은 통찰, 그리고 치밀한 작품 구성의 기법 등 세 가지가 모두 완숙한 경지를 발휘하며 만들어진 성과임을 의미한다.

 

구절초 섧은 날

 

비에 젖는다며 내게 맡기고 간 그 여자의 노트 한 권, 작고 두꺼운 표지의 스프링 노트 한 권이 지금 내 손에 들려있다.

 

구절초 섧은 날이란 서러운 시어(詩語)들을 노트 가득 남긴 채, 여자는 그 가을 어디로 떠난 것일까. 어느덧 산에는 시절이 깊어가고, 골마다 마른 잎은 내려앉고 마른 잎은 쌓였다. 앙상한 가지 끝에 찬바람이 불어대고 길섶에 핀 들국화에 무서리가 허옇게 앉아도 여자는 보이지 않았다. _[구절초 섧은 날에 산에서 여인을 부르다] 중에서

 

수필가 임병문

 

임병문은 전북대학교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과 서강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 최고경영자과정과 평생교육지도자과정을 수료하였으며 부림통상 주식회사, 버킹엄 호텔, 호텔 宮舞星의 대표를 지냈고, ‘한국수필로 등단하여 한국문인협회, 한국수필가협회, 한국수필작가회 회원으로 수필과 칼럼을 쓰고 있다.

 

【임창용 기자 news@stv.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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