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김충현 기자】북한이 연일 미사일을 쏘아 올리며 정치권의 시선이 ‘북한의 핵무기 위협 대처방법’으로 쏠렸다. 북핵은 대한민국의 안보가 걸린 중차대한 문제로 정치권이 사활을 걸고 풀어야 하는 문제이다. 가뜩이나 ‘안보’를 중시하는 여당은 이 문제로 야당에 공세를 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난데없이 한·미·일 군사훈련에 대한 문제제기를 했다.
일본 자위대와 함께 훈련을 했으니 ‘친일 국방’이라고 명명하고, 자위대가 한반도에 상륙할 위험도 있다며 공격했다.
이 대표는 북핵 위협과 미사일 논란이 커질 경우 민주당에 불리하다고 판단하고 ‘친일 공세’로 프레임을 전환했다. 북한과 미사일 논란을 머리에서 지우고 ‘여당은 친일’이라는 프레임을 들고 나왔다.
이러한 공세에 여당은 단박에 걸려들었다.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조선은 안에서 썩어 문드러졌고, 그래서 망했다”라고 받아쳤다. 조선은 일본과 전쟁을 한 적이 없다는 말까지 덧붙였다.
본질적으로는 맞는 말이다. 조선은 말기에 삼정의 문란과 지배층의 혼란으로 정치가 실종된 나라였다. 위아래가 똘똘 뭉쳐 외부의 침입에 대항해야 했지만, 상무정신은 실종되고 통치체제는 허물어지다시피 했다.
하지만 “조선은 안에서부터 썩어 문드러졌다”는 표현은 친일 공세에 내놓을만한 것은 아니었다. 정 위원장이 이렇게 받아치자마자 민주당은 기다렸다는 듯 정 위원장의 부친 이력까지 꺼내들며 친일 공세를 강화했다.
이 대표는 연일 친일 공세를 펴며 정 위원장과 국민의힘을 몰아세웠다.
민주당은 이미 과거 반일 프레임으로 효과를 톡톡히 봤다. 2019년 아베 신조 당시 일본 총리가 반도체 핵심물자 3종을 통제하자 이를 외교적으로 풀지 않았다. 당장에 ‘경제 침략’이라고 규정하고 반일 운동을 부채질 했다. 이 같은 반일 몰이 덕분인지는 몰라도 민주당은 2020년 총선에서 대승했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은 ‘반일 몰이’를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여당이 야당의 프레임 전환에 걸려들면서 논쟁은 식민사학까지 나아갔다. 북핵과 미사일 도발에 따른 해법 마련에 골몰해야 할 여야가 본질에서 벗어난 논쟁을 하고 있는 사이 국민은 한숨을 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