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정치팀】= 내년 12월 대통령 선거를 겨냥해 여야 잠룡들은 저마다 광폭 행보에 나서며 지지층 규합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전국을 순회하거나 팬클럽을 결성하는 등 각자 스케쥴대로 내년 대선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여야 주자들의 움직임을 보면 대체로 여권 주자들은 서행 운전을 하는 반면, 야권 주자들은 발빠른 행보를 보여 주목된다. 거북이와 토끼의 속도 차이같다.
먼저 야권의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4일 대선 싱크탱크인 '정책공간 국민성장'의 윤곽을 드러내며 대선 준비를 본격화했다. 문 전 대표는 6일에는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리는 '창립 준비 심포지엄'에 참석해 대선 공약의 방향과 큰 틀을 제시할 계획이다. 문 전 대표는 또 지난달 3일에는 충남 서산에서 공식 팬클럽 '문팬' 창립총회를 열었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30일 자신의 팬클럽을 결집한 '국민희망 안철수'(국민희망) 창립총회에 참석한다. 국민희망은 '안철수 지지 전국모임'과 '안철수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등 기존 팬클럽을 모은 연합체다. 출범식에는 전국 각지의 팬클럽 회원 600여 명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는 지난달 20일 '다산 정약용의 사상'을 주제로 강진아트홀에서 강연을 하면서 하산 및 상경을 시사한 바 있다. 손 전 대표는 하산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세몰이에 나설 태세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지난달 27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시대의 요구가, 국민의 부름이 저한테 해당되는지 고민하고 있다"며 출마 의사를 내비쳤으며, 최근 잇따라 강원·충북·제주 등을 방문하고 있다. 안희정 충남지사도 문재인 전 대표에게 도전장을 공개적으로 내미는 등 적극적이다. 특히 박 시장과 안 지사는 국정감사 답변을 통해 자신의 주가를 한껏 끌어 올리려는 모습도 감지된다.
하지만 이들 야권 인사들에 비해 여권 주자들은 움직임은 그다지 눈에 띄지 않는다. 김무성, 유승민 의원 등은 원내 인사이기에 국정감사에 주력하다보니 그런 점도 있지만, 야권 주자들에 비해서는 활동 폭이 크지 않다.
미국에서 유엔 업무를 수행 중인 반 총장은 내년 1월 중순 이후 귀국할 계획이다. 내년 설이 1월 말인 점을 감안하면 본격적인 대선 행보는 2월 이후 가능할 것이라고 봐야한다.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는 지난 여름 국내 각 지역을 돌며 민심 읽기에 나섰지만 지지율 반등에는 그리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그래서인지 김 전 대표는 일단 원내 활동에 주력해 있다.
유승민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도 국감 활동에 주력하고 있다. 다만 청년층과의 공감대 형성을 위해 대학 강연 등은 꾸준히 이어갈 계획이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최근 정치 1번지인 종로구에 '공생(共生)연구소'를 발족한 뒤 저서 집필에 몰두하고 있지만 본격적인 광폭 행보는 아직 자제하고 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중앙 정치 무대에서 조금 떨어져 있는 편이고, 홍준표 경남지사는 본인에 대한 재판 문제가 발등의 불이다. 그나마 남경필 경기지사가 모병제 도입을 주장하는 등 여권 주자 중에서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