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정치팀】= 청와대는 8일(현지시간) 박근혜 대통령이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관련 정상회의를 끝으로 일주일간의 다자정상회의와 한반도 주변 4강국 외교를 마무리한 데 대해 "전례없는 일정을 통해 북한 대(對) 국제사회의 구도를 공고히 하는 데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지난 2일 출국한 박 대통령은 3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개최된 제2차 동방경제포럼(EEF)에 참석한 뒤 4~5일에는 중국 항저우(杭州)에서 개최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임했다. 이어 7~8일에는 라오스 수도 비엔티안에서 개최된 한·아세안, 아세안+3(한·중·일), 동아시아정상회의(EAS) 등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 일정을 소화했다.
특히 이 기간 박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6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5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7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3일) 등 한반도 주변 4강국 정상들과 연쇄 정상회담을 가졌다.
김규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이날 순방 성과 브리핑에서 "박 대통령은 참석 각국 정상들과 세계 경제 현안과 지역 정세, 한반도 문제에 관해 폭넓고도 깊이 있는 정상외교를 펼쳤다"며 "무엇보다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 등 주변 4국 정상들을 비롯해 인도, 호주, 이집트, 이탈리아, 영국, 사우디 등 주요국 정상급 인사들을 차례로 만나는 전례없는 일정을 가졌다"고 밝혔다.
이어 "이를 통해 북한의 도발 위협에 대한 국제사회의 단호한 대응 의지를 재확인하고 안보리 결의의 성실한 이행 등을 통해 국제 제재와 압박 체제를 더욱 촘촘히 해 북한의 전략적 셈법을 바꾸는데 있어 이들 국가들의 적극적인 협력을 유도했다"고 강조했다.
또 "역내 최상위 전략포럼인 EAS 등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를 통해 북한 핵·미사일 위협의 심각성에 대해 국제사회의 위기감과 경각심을 새롭게 했다"며 "역내 국가들의 안보리 결의 등 대북 제재·압박 조치 이행 노력을 배가하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한반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와 관련해서도 "중국 및 러시아와 최고위급에서 전략적 소통 기회를 가짐으로써 우리의 입장을 정상 차원에서 직접 분명히 설명했다"며 "앞으로도 이와 관련해 계속 소통해 나갈 수 있는 토대를 다졌다"고 자평했다.
김 수석은 "이러한 성과는 이번 각종 다자회의에 동아시아 지역 거의 모든 국가 정상들과 미국, 인도 등 주요국 정상들이 모두 참여한 가운데 이뤄졌다는 점에 비춰볼 때 '북한 대 국제사회' 구도를 더욱 공고하게 했다"며 "이는 앞으로 북한 핵·미사일 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 공조가 더욱 강화되는 토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강석훈 청와대 경제수석도 경제성과 관련 브리핑을 갖고 "이번 순방의 경제성과는 한마디로 'Free-trade Travel to Asia(아시아로의 자유무역 여행)'의 앞글자를 따서 'FTA'라고 할 수 있다"고 정리했다.
그는 "세계교역이 감소하고 우리 수출도 유례없는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이뤄진 이번 순방에서 박 대통령은 양자·다자 차원에서 자유무역의 증진을 위한 다각적 성과를 도출했다"고 말했다.
강 수석은 박 대통령의 자유무역 확산 기여 성과로 ▲한·유라시아경제연합(EAEU) 자유무역협정(FTA) 정부간 협의 착수 ▲영국과의 포용적 자유무역주의 논의 ▲G20에서 자유무역 확산 및 포용적 성장 논의 주도 ▲한·아세안 FTA 추가자유화 협상 모멘텀 확보 ▲한·인도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CEPA) 개선 협상 가속화 합의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협상 가속화 발표 등을 제시했다.
그는 또 캄차트카 주립병원 설립(1억7000만달러) 참여, 한·러 정부간 ICT 기반 의료기술 협력 양해각서(MOU) 체결, 극동러시아철도청 소속 직원 및 가족들의 한국 건강검진 유치, 국산신약의 러시아 수출(2억달러) 계약 등 러시아 방문에서 거둔 보건의료 성과도 이번 순방의 주요 경제성과로 꼽았다.
한편 박 대통령은 이날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를 계기로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 한·인도 정상회담을 가진 데 이어 말콤 턴불 호주 총리와도 정상회담을 가졌다.
청와대에 따르면 이날 호주측의 요청으로 성사된 한·호주 정상회담에서 턴불 총리는 북핵 문제와 관련, "한국의 입장을 전폭적으로 지지한다"며 "북한이 핵·미사일을 통해서 한국을 위협하고, 주변 국가에 평화를 위협하고, 안보를 해치는 것에 대해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 대통령은 이날 EAS가 북핵 포기를 촉구하는 내용의 첫 '비확산 성명'을 채택하는 데 있어 호주가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관계자는 "우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서로 양국관계 발전을 도모하고자 하는 외국 정상들의 요청이나 의지가 굉장히 강해졌다"며 "개인적으로는 긍지도 느끼고 자부심을 가져도 좋지 않겠느냐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