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정치팀】= 여야 3당이 원(院)구성 협상을 완료하고 20대 국회 개원식을 오는 13일 갖기로 함에 따라 박근혜 대통령의 국회 개원연설에 관심이 모아진다.
대통령의 개원연설은 새 국회가 출범하는 것을 축하하고 성공적인 국정운영을 위한 여야의 협조를 당부하는 자리다.
청와대의 공식입장은 아직 박 대통령의 개원연설 여부는 결정된 바가 없다는 것이지만 역대 대통령들이 거의 매회 국회 개원식에서 연설을 했던 전례를 감안할 때 개원연설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9일 오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개원연설은 아직 공식 요청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국회의장의) 요청이 오면 그때…"라고 말했다.
다른 청와대 관계자도 "국회에서 요청을 하면 조율을 하게 되는데 지금까지 관행적으로 대통령이 개원연설을 계속했으니까 연락이 오면 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역대 대통령들은 전두환 전 대통령 이후 모든 국회 개원식에서 연설을 했다. 전 전 대통령은 11대(1981년)와 12대(1985년), 노태우 전 대통령은 13대(1988년)와 14대(1992년), 김영삼 전 대통령은 15대(1996년), 김대중 전 대통령은 16대(2000년), 노무현 전 대통령은 17대(2004년), 이명박 전 대통령은 18대(2008년)와 19대(2012년) 국회 개원식에 나가 연설했다.
박 대통령의 선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도 6대(1963년)와 8대(1971년), 9대(1973년) 국회 개원식에서 연설을 했다. 7대(1967년)와 10대(1979년) 국회 때는 총리 대독으로 개원식 치사를 보냈다.
박 대통령이 개원연설에 나선다면 취임 후 다섯 번째로 국회를 찾아가 하는 연설이 된다. 박 대통령은 2013년 11월18일과 2014년 10월29일, 2015년 10월27일 각각 내년도 정부 예산안 시정연설을 했으며 올해 2월16일에는 '국정에 관한 국회연설'이라는 제목으로 4차 핵실험 등 북한의 잇따른 도발에 대응하기 위한 국회 차원의 협조를 요청했다.
국회에 따르면 박 대통령이 다섯 번째 연설에 나설 경우 이승만 전 대통령(16회)과 박정희 전 대통령(7회), 전두환 전 대통령(6회)에 이어 역대 대통령 가운데 네 번째로 많이 국회에서 연설을 한 대통령이 된다.
박 대통령의 개원연설 메시지는 일단 협치(協治)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도 "연설을 하게 되면 어떤 내용을 담을지는 아직 검토 중"이라며 "아마도 (여소야대로) 국회가 달라진데 대한 것도 반영되지 않을까 싶다"고 언급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달 13일 3당 원내대표단과의 회동을 통해 여소야대(與小野大)로 재편된 정치 지형 속에서 협치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에티오피아 순방 중이던 지난달 27일 청문회 개최 요건을 완화한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협치의 불씨도 사그라들었다.
또 20대 국회 원구성 협상이 지지부진한 원인을 놓고 야당이 청와대 배후설을 제기하면서 청와대와 야권 간에 한때 대치전선이 형성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박 대통령은 개원연설을 통해 20대 국회가 국민을 위한 국회가 돼 줄 것을 당부하면서 민생과 경제를 고리로 야당의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할 것이란 전망이다.
앞서 박 대통령은 우간다 순방 중이던 지난달 30일 '20대 국회 회기 개시에 즈음한 대통령 메시지'르 통해 "경제위기·안보불안 등 안팎으로 어려움이 많은 시기인 만큼 국회가 국민의 더 나은 삶을 위해 헌신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는데 개원연설 메시지도 그 연장선이 될 것이란 얘기다.
또 아프리카 3개국과 프랑스 국빈방문을 통해 거둔 성과를 설명한 뒤 경제적 효과 확산을 위한 여야의 협조를 당부할 것으로 전망된다. 노동개혁 등 4대 구조개혁의 차질 없는 추진 의지를 설명하면서 입법 협조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북한이 언제든 5차 핵실험에 나설 수 있다는 점도 상기시키면서 정치권은 모든 정쟁을 중단한 채 내부 분열을 막고 국민들의 단합된 힘으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나서달라는 주문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박 대통령의 국회 개원연설을 계기로 3당 지도부와의 만남이 이뤄질지도 주목된다. 박 대통령은 당초 3당 대표 회동을 추진했다가 각 당 지도부의 상황이 제각기 달라 원내대표단 회동으로 변경한 바 있다.
박 대통령은 지난 2013년 9월16일 주요20개국(G20) 및 베트남 순방결과 설명을 위한 국회 방문에서 취임 후 첫 여야 대표 회동을 개최했으며 2014년 10월29일에는 국회 시정연설 뒤에 여야 지도부와 회담을 가졌다.
또 지난해 10월27일 시정연설 때는 연설 전 정의화 국회의장 및 5부 요인 등과 함께 가진 티타임 시간에 야당 지도부를 만나기도 해 이번 국회 방문에서도 어떤 형식으로든 3당 대표들과 별도의 만남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