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김충현 기자】= 새정치민주연합의 주승용 최고위원이 8일 최고위원직에서 사퇴했다. 주 의원은 사퇴하면서 문 대표를 향해 "당 통합 나서지 않고 분란에 빠뜨린다"고 비난하고 "결단해달라"고 촉구했다. 그가 요구하는 문 대표의 결단은 무엇일까? 그것은 문 대표도 같이 사퇴하여 지도부가 총사퇴하고 전당대회를 치루자는 주문이다. 판을 새로 짜자는 것이다.
현재 새정치연합의 내부는 쑥대밭이다. 친노, 비노의 싸움으로 숨돌릴 틈이 없다. 내년 총선 공천 문제를 두고 진흙탕 싸움으로 점철되자 국민들은 등을 돌리고 있다. 민의를 대변하는 야당은 온데 간데 없다. 대통령을 중심으로 하나로 뭉쳐 강력한 개혁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정부여당과 크게 비교된다.
안철수 전 대표는 6일 문 대표에게 '혁신 전대'를 재차 요구했다. 이 역시 판을 새로 짜자는 요구다. 총선이 불과 5개월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전당대회를 치르고 말을 바꿔타자는 주장이다. 문 대표는 이를 은연중에 거부했다. 그러자 당 안팎에서는 안 전 대표의 탈당설이 돌고, 박지원 의원도 이에 가세해 "안 전 대표의 탈당은 분당의 시작"이라면서 불을 지폈다. 비주류가 한 목소리로 문 대표를 흔들었다.
문 대표는 일단 안 전 대표의 탈당설을 차단했다. 그는 "안 전 대표는 공동창업주인데 탈당은 말이 되지 않는다"면서 탈당설을 진화했다. 안 전 대표의 탈당의 명분을 사전에 없앤 것이다. 이는 장고 끝에 악수를 두던 문 대표의 지금까지 스타일과는 사뭇 다른 태도다. 이 같은 태도에 야권 정리를 위한 신호탄을 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국민의 시선이 새정치연합으로 쏠린 이 시점이 가장 절묘한 타이밍이다. 문 대표는 안 전 대표, 주승용 의원, 박지원 의원 등 비주류 전부를 모아 원탁 토론을 벌여야 한다. 무제한 토론을 통해 당이 사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은 룰을 정하는 것이다.
문 대표 자신이 조금 손해보더라도 통 크게 양보해서 큰 판을 짜기 위한 룰을 확정해야 한다. 그래야 비주류도 안심하고 당 밖으로 눈을 돌리지 않고 울타리 안에서 행동할 것이다. 야당이 사분오열하는 것은 여당에도 좋지 않다. 강한 야당이 강한 여당을 만든다. 여야의 선의의 경쟁이 정치를 살리고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것이다. 시간이 많지 않다. 총선까지는 5개월 남았다. 문 대표의 승부수는 통할까. 그의 다음 행보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