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분야의 세계적인 연구 기관인 독일의 프라운호퍼 마이크로 광학연구소가 광주에 세계 최첨단 OLED 생산기지를 조성키로 했다.
투자유치를 위해 독일을 방문중인 강운태 시장은 지난 6일 오전(현지시간) 독일 광산업의 중심지인 드레스덴에서 프라운호퍼 IPMS (Fraunhofer Institut for Photonic Microsystems, 광학마이크로시스템 연구소)와 (주)레네테크(대표 박종선)간 광주 OLED 생산기지 설립을 위해 1억4,000만 유로(한화 2,100억원 상당) 규모의 투자 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에 따라 프라운호퍼 재단은 2013년까지 전체 투자액의 25%를 직접 투자한다. 연구 중심의 프라운호퍼 IPMS가 재단을 통해 글로벌 리딩 컴퍼니(세계 선도기업)설립을 위해 해외 직접 투자에 나선 것은 지극히 이례적인 일로, 광주 광산업의 획기적인 도약은 물론 우리나라 경제구조가 첨단산업으로 개편해 나가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프라운호퍼 IPMS는 세계 최고의 광학분야 기술력을 보유한 연구기관으로 이미 조명분야의 OLED 연구 및 실용화 개발을 마치고 COMEDD라는 시험생산라인까지 갖추고 있어 광주시에서 부지를 마련하면 올해 중에 곧바로 공장착공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처럼 세계적인 연구기관인 프라운호퍼 IPMS가 재단을 통해 광주 투자를 결정하게 된 배경에는 독일 변호사 출신으로 세계 최대 수력발전 설비회사인 독일 포이트 하이드로와 함께 한국에서 합작회사를 세워 조류발전 사업을 하고 있는 (주)레네테크의 박종선 사장과의 신뢰관계 및 광주가 갖고 있는 광산업 인프라가 크게 작용했으며, 강운태 시장이 이 프로젝트의 성사를 위해 지난해부터 진두지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강운태 시장은 프라운호퍼 IPMS 칼 레오(Karl Leo) 소장과 직접 상담을 통해 광주를 명실상부한 OLED 벨리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프라운호퍼 광학연구소를 직접 광주에 설립할 필요가 있다는데 의견을 같이 하고, 오는 9월경 칼 레오 소장이 직접 광주를 방문해 구체적인 세부협의를 하기로 했다.
광주에 OLED 생산기지가 완공되면 연구, 설계, 부품 및 완제품 생산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이 집적화된 세계적인 기술력과 규모를 갖춘 OLED Valley가 구축될 전망이다.
LED의 차세대 단계로 평가되는 OLED는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새로운 광원 기술로, 프라운호퍼 연구소측에 따르면 2018년 시장규모가 8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현재 OLED 디스플레이 분야는 삼성, LG, 필립스, 소니 등 세계 유수 대기업간에 치열한 선두 경쟁이 벌어지고 있으나, 조명분야는 선도기업이 없는 상태에서 광주에 대규모 생산기지가 들어서는 경우 세계 OLED 조명분야를 선도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광주시는 세계적인 선도기업, 프라운호퍼를 유치하기 위해 오는 10월까지 진곡산단에 10만평의 부지를 마련해 외국인 투자자유구역으로 신청할 예정이며, OLED와 관련된 소재, 부품, 설비 등 업체를 유치하여 진곡산단을 OLED의 벨리로 조성할 계획이다.
한편, 이번 투자재원 배분에 있어 프라운호퍼측이 25%로 한 것은 공공성을 강조하는 프라운호퍼 재단의 규정(25%이내 투자)에 따른 것이며, 프라운 호퍼의 명성에 따라 유럽시장에서 조명분야 선도기업인 춤토벨(Zumtobel)사 등이 지분 참여를 할 것으로 알려져 해외투자비중이 더 늘어날 전망이다. 한국측 공동 투자업체인 레네테크 역시 다수 콘소시엄을 구성하고 있어 자금마련에는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OLED는 1단계 디스플레이, 2단계 조명, 3단계 유기태양광, 4단계 유기일렉트로닉의 과정을 거쳐 발전할 것으로 전망되는 차세대 유망한 신산업으로 평가되고 있다.
강운태 광주시장은 “이번 투자를 통해 광주가 프라운호퍼의 응용과학기술을 산업계에 도입, 수익 창출을 이끌어내는 시스템을 갖추게 됨으로써 명실상부한 세계 광산업 도시로 도약할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며 세계적인 OLED 프라운호퍼 생산공장 일대를 세계적인 OLED 벨리로 육성하고 프라운호퍼 광주 연구소는 아시아 담당 센터가 되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프라운호퍼 IPMS 칼 레오(Karl Leo) 교수는 “광산업 인프라가 잘 구축된 광주시에 프라운호퍼 기술력을 기반으로 한 OLED 제조 공장이 설립되면, 세계 시장 점유를 주도하는 글로벌 기업이 탄생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연구소를 포함해 광산업 전반에 걸쳐 협력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프라운호퍼 연구소는 18세기 독일 물리학자인 요제프 폰 프라운호퍼를 기려 만든 세계적 연구기관으로 현재 엔지니어 등 1만6,000여 명이 각 분야별 연구에 참여하고 있으며 독일의 80여 개의 개별 연구소를 갖고 있다.
독일에는 기초과학분야의 ‘막스플랑크 연구재단’과, 응용 과학 및 공학 분야의 ‘프라운호퍼 연구재단’이라는 세계적인 연구재단이 2개 있는데, 프라운호퍼 연구재단은 산업계로부터 인지도와 신뢰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프라운호퍼 연구재단은 전 세계 산업계와 협력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미국,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에 연구소 분소 형식으로 진출해 있다.
박종오 전남대 교수는 “프라운호퍼 연구소가 이번 OLED 조명분야에서 광주지역에 산업계와 함께 글로벌 기업체를 공동 설립한다는 것은 유례가 없으며, 특히, 독일에서도 유례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으며, 그만큼 이번 투자가 수익성이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라면서 “금번 글로벌 기업체도 프라운호퍼라는 글로벌 인지도가 높은 연구조직을 바탕으로 세계시장에 진출하여 국제적인 신뢰도를 높힐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임창용 기자 news@stv.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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