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이날 공개된 명단에는 김영소 한진해운 전 상무가 포함됐다. 뉴스타파는 김 전 상무가 지난 2011년 9월 6일 한진해운 서남아지역 부본부장으로 근무할 당시 조용민 전 한진해운홀딩스 사장과 함께 조세피난처 중 하나인 사모아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했다고 알렸다.
한진해운 전직 임원 2명은 페이퍼컴퍼니를 새로 만들지 않고 페이퍼컴퍼니 등록대행업체인 ‘PNT'사가 미리 만들어 놓은 ‘로우즈 인터내셔널(Rhodes International Limited)’의 주식을 인수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들에게 페이퍼컴퍼니 설립을 중개한 곳은 앞서 최은영 한진해운 회장에게 페이퍼컴퍼니 설립을 중개한 UBS 홍콩지점인 것으로 밝혀졌다.
뉴스타파는 한진해운 측이 사모아에서 어떤 사업 활동을 한 적이 없었다고 밝혔기 때문에 사모아에 설립된 이 의문의 페이퍼컴퍼니는 고(故) 조수호 전 회장과 관련된 회사일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에 김 전 상무는 뉴스타파 취재진에게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통해 “돌아가신 회장님과는 무관하게 설립됐고, 당시 직장상사의 요청으로 설립서류에 날인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법인 설립 후 운영에 관여한 바가 없으며, 직장상사와 관계가 소원해지면서 2008년 말에서 2009년 초 법인의 주주 및 이사지위에서 탈퇴했다고 해명을 덧붙였다.
명단에는 이와 함께 예금보험공사의 자회사인 ‘한아름 종금’도 이름을 올렸다. IMF 외환위기 당시 공적자금을 투입해 퇴출 종금사의 자산과 부채를 정리하는 업무를 맡았던 이른바 ‘가교 종금사’인 한아름 종금이 다수의 페이퍼컴퍼니를 운영한 정황도 확인됐다.
뉴스타파는 ICIJ가 입수한 데이터를 보면 페이퍼컴퍼니 설립 대행업체인 PTN이 1999년 3월부터 2001년까지 여러 차례에 걸쳐 한아름 종금에 페이퍼컴퍼니 3곳의 연간 회계 보고서 등을 보내줄 것을 요청하는 팩스 기록이 나온다고 밝혔다.
수신자는 한아름 종금 김 모 씨로 돼 있고, 수신처는 한아름 종금 사무실로 나온다며, “당시 한아름 종금이 페이퍼컴퍼니들을 관리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는 것이 뉴스타파의 설명이다. 뉴스타파는 이어 이 3곳의 페이퍼컴퍼니는 모두 가장 비밀스런 조세피난처로 손꼽히는 라부안에 설립된 것이라고 알리며 “페이퍼컴퍼니의 등기이사로 허용과 신상헌이라는 인물이 등장하는데, 당시 예금보험공사 자회사 직원과 삼양종금 출신 인사로 추정된다”고 말을 이었다.
예금보험공사는 이들 페이퍼컴퍼니에 대해 한아름 종금이 직접 설립한 것이 아니라 삼양종금이 만들어 운용하던 것을 퇴출 이후 이전받은 것이라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타파는 그동안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가 진행하는 ‘조세피난처 프로젝트’의 한국 파트너로 참여해 공동취재 해왔으며, 한국인 명단은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 설립을 대행해주는 ‘포트컬리스 트러스트넷(PTN)’과 ‘커먼웰스 트러스트(CTL)' 내부 자료에 담긴 13만여 명의 고객 명단과 12만 2,000여 개의 페이퍼컴퍼니에 대한 정보 분석을 통해 확인됐다.
root2-kr@hanmail.net
www.stv.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