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STV】최정은 기자 = 국내 연구진이 주변 빛 파장에 따라 재패턴화되는 카멜레온 같은 소자를 개발해 화제다. 색도 색이지만 강도변화에 유연하므로 형상기억합금이나 바이메탈로도 분할 수 있는 ‘분자 메모리 소자’가 주인공이다.
29일 미래창조과학부는 "이효영 성균관대 화학과 교수와 서소현 연구교수가 회로소자의 전극 부분을 기존 금속 대신 1nm 두께의 그래핀으로 바꿔 투명하면서 잘 휘어지고 성능도 오래 유지되는 '분자 메모리 소자'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분자 메모리 소자는, 탄성이 뛰어나 늘리거나 구부려도 전기적 성질을 잃지 않는 그래핀 특유의 속성이 십분 발휘된 것이라 볼 수 있다. 그래핀의 특수성은 원자 1개의 지름 두께를 띤 '박막이라는 기형'에서 나온다. 공정으로 생긴 인위적 연성(뽑힘성)이 탄소로서 타고난 전성(펴짐성)과 공조된 결과이다.
그래핀 예찬을 잠시 한다면, 이는 금속도 갖지 못하는 탁월한 ‘금속성’의 창출이다. 부식되면 도체기질을 상실하는 금속의 양면성이 짧은 시간에 구현되는 셈으로 연결과 차단, 타이밍의 조화스런 미학이라고도 볼 수 있겠다.
이러한 그래핀의 경제적 면도 부각시킨 이 교수는 "그래핀 전극 소자가 제조공정이 간단하고 불량률이 적어 양산하기도 나름 쉽다"면서 "기존 광물 실리콘과 금속 전극을 대체해 휘어지는 태양전지 등의 개발에도 실효가 있을 것"이라 말했고, 특유의 감응조절로 과열·파손 없이 집광할 수 있는 장점도 언급했다.
'효자 업은 캥거루형'이라 해도 되는 이 소자는 사실 그래핀을 활용하여 미시적 차원의 유동과 나아가 기판 자체의 유연화를 구현한 것으로 상업화된다면 휘어지는 휴대폰, 휘어지는 디스플레이의 상용화도 요원하지 않다.
그래핀 반도체의 융통성(adaptability)이 제품의 물리적 융통성(elasticity, flexibility)을 넘어 활용의 유연성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하게 한 이번 연구는 미래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리더연구자 지원사업’ 프로젝트로 이뤄졌다.
지난달 28일 재료과학분야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 온라인판에 관련저작이 실리기도 했다.
www.stv.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