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김충현 기자】4·10 총선에서 낙선한 국민의힘 낙선 후보들이 대통령실과 당을 향해 분노를 표했다.
총선 참패 열흘 만인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윤재옥 원내대표 겸 당대표 권한대행 주재로 열린 ‘원외조직위원장 간담회’에서 약 4시간 동안 당정의 전향적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수도권 낙선자들은 보수정당 ‘텃밭’인 영남권 의원들이 대거 포진한 지도부의 선거결과 평가를 비판하면서 “안 바뀌면 영남당으로 전락한다”라고 강하게 경고했다.
서울 광잔을에 출마했던 오신환 전 의원은 이날 간담회 도중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용산과의 관계, 또 지난번 이준석 대표가 당대표에서 쫓겨나는 과정, 지난 전당대회 과정 속에서의 어떤 비민주성 등 여러가지 부분들이 집권 이후 우리 당과 용산(대통령실)과 관계 속에서 벌어진 일”이 총선에 악영향을 끼쳤다고 주장했다.
서울 노원을에 출마한 김준호 후보는 “황상무 수석이나 이종섭 대사 사건 이후로 그 때부터는 절 노원을의 김준호로 바라보는 게 아니더라”며 “몇몇분들이 이 말씀을 했다. ‘대통령실, 너네 당을 볼 때 너를 절대 찍어줄 수 없다’, ‘젊은 후보가 올바른 이야기하니까 찍어주고 싶은데, 미안한데 이번에 표가 안 갈 것 같다’더라”라고 했다.
선거 전후 대통령실의 태도 및 영남권 중심 지도부의 현실 인식 등에 대한 비판도 쏟아졌다.
이재영 서울 강동을 후보는 “민심이 반영되지 않는 당정 관계라든지, 민심이 반영되지 않는 당 모습은 2년 후 있을 지방선거, 3년 후 있을 대선에 분명 필패를 가져올 거란 말씀을 몇 분이 해주셨다”며 “수도권에서 당연히 목소리 낼 수 있고, 당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는 사람들이 당 지도부에 포함돼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른바 비윤(석열)계가 당 지도부에 입성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6일 국무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총선 참패 후 공식 입장을 직접 밝힌 데 대해 “더 성의있게 기자회견을 통하든지, 대국민 간담회를 했어야 했다”라고 한탄하는 발언이 나오기도 했다.
전당대회 룰에 대해서도 기존의 ‘당원투표 100%’인 룰을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다만 이처럼 수도권 낙선자들이 영남 중심의 당 운영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대구 달서병 권영진 당선인은 “무슨 문제만 생기면 영남 탓을 한다”라고 반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