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김충현 기자】검찰 수사를 거부하고 해외 도피 중 8개월 만에 태국 골프장에서 검거된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17일 한국으로 송환됐다.
이날 새벽 태국에서 아시아나항공 여객기에 탑승한 김 전 회장은 오전 8시26분께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검찰 수사관들은 양손에 포승줄을 한 김 전 회장의 팔짱을 낀 채 그를 인계했다.
김 전 회장은 입국장으로 향하면서 ‘이재명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부인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성실히 조사받겠다”는 말만 했다.
‘국민에게 하고 싶은 말은’이라는 질문에 “심려를 끼친 점 죄송하게 생각합니다”라고 답변하기도 했다.
그는 “부족한 저 때문에 회사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상처받은 거 주위에서 들었다”는 말도 덧붙였다.
검찰 수사관들은 김 전 회장이 태국에서 비행기에 탑승한 직후 체포 영장을 집행했다. 검찰은 송환한 김 전 회장을 체포 시한인 48시간 내에 집중 조사해 구속영장을 청구할 계획이다.
김 전 회장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관련된 의혹에 연루돼 있어 '태풍의 눈'으로 지목된 바 있다.
그는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이던 2019년 5월 이화영 당시 경기도 평화부지사, 안부수 아태협 회장 등의 도움을 받아 중국 단둥에서 북한 측으로부터 광물 개발 등 6개 분야 사업권을 인수했다.
그 대가로 2018~2019년 640만 달러(당시 환율 72억 원)를 북한에 전달한 의혹을 받고 있다.
또한 김 전 회장은 이 대표가 과거 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을 때 변호사비를 대납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아울러 쌍방울그룹 회삿돈을 임의로 썼다는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지난해 5월 이러한 의혹을 수사하기 위해 쌍방울에 대한 압수수색을 준비했지만 준비 과정에서 쌍방울 측에 정보가 유출됐다.
김 전 회장은 검찰의 압수수색 직전인 지난해 5월 말 싱가포르로 출국해 도피 행각을 벌였다. 도피를 이어가던 김 전 회장은 지난 10일 양선길 현 쌍방울 회장과 태국의 한 골프장에서 덜미를 잡혔다.
그는 17일 새벽 태국 방콕에서 출발하는 아시아나항공 여객기에 탑승하기 전 ‘이재명 대표를 만난 적 없나. 전화통화도 한 적 없나’라는 질문을 받고 “(이 대표의) 전화번호를 알지도 못 한다”고 부인했으며, 변호사비 대납 의혹에 대해서도 “말도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