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김충현 기자】친(親) 민주당 성향 매체가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의 명단을 유족 동의 없이 공개하자 여당은 일제히 비판했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15일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유족의 동의 없는 희생자 명단 공개는, 유족의 아픔에 또다시 상처를 내는 것”이라면서 “반드시 법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했다.
정 위원장은 “저도 동의 없이 전교조 명단을 공개했다가 억대의 벌금을 물은 바 있다”면서 “저와 국민의힘은 이태원 희생자 유족들이 처한 비극적 고통을 외면하지 않겠다. 진상규명과 해결책 마련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라고 했다.
이어 이태원 참사 희생자 명단 공개에 찬성하는 더불어민주당에 “지금이라도 ‘이재명 방탄’을 위해 이태원 참사의 비극을 이용하는 무도한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비윤(윤석열)계 당권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더탐사와 민들레는 명단 공개에 대한 모든 법적 책임을 져야 하며, 도덕적으로 비난받아 마땅하다”면서 “민주당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더탐사와 민들레의 명단 공개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밝힐 것을 요구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 대표는 지난 9일 '세상에 어떤 참사에서 이름도 얼굴도 없는 곳에 온 국민이 분향을 하고 애도하나'라고 하면서 희생자 명단 공개를 요구했다”면서 “세상에 어떤 참사든 유가족들이 원치 않으면 이름도 얼굴도 공개되어서는 안된다. 그것이 법치이고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지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 전 의원은 “참사의 원인과 국가의 책임을 규명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만드는 것은 정치가, 국회가 해야 할 일”이라면서 “그러나 희생자와 유가족의 권리를 침해하면서까지 정치적 이득을 위해 참사를 악용하는 것은 결코 용납될 수 없다”라고 못박았다.
앞서 지난 7일 민주당이 이태원 참사의 희생자 명단 등의 공개를 요구하자 전날(14일) 친민주당 온라인 매체 ‘민들레’가 희생자 명단을 유가족 동의 없이 공개했다.
민들레는 참사 희생자 158명 중 155명 전체의 명단을 공개했다. 이 매체는 “유가족협의체가 구성되지 않아 이름만 공개하는 것이라도 유족들께 동의를 구하지 못한 점에 대해선 깊이 양해를 구한다”라면서 명단을 일방적으로 공개했다. 이후 기사 수정을 통해 “공개를 원치 않는 유족 10여 명의 의사에 따라 명단에서 삭제”했다고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