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절묘한 패러디 졸업사진으로 관심을 집중 시키는 의정부 고등학교가 올해에는 인종차별 논란을 겪었다.
의정부고 학생들 중 일부가 일명 ‘관짝소년단’을 패러디 했는데, 이 패러디가 인종차별 논란으로 비화한 것이다.
대체 관짝소년단이 무엇이기에 나라를 떠들썩하게 할 정도로 논란이 커졌을까. 관짝소년단은 가나의 장례식에 등장한 젊은 남성들을 일컫는다. 최근 들어 가나의 장례식은 흥겨운 분위기로 진행되는데 장례식을 진행하는 청년들이 관을 어깨에 얹고 춤을 추는 모습으로 관심을 끌었다.
장례식이라고 하면 보통 숙연하고 엄숙한 분위기 속에 고인을 추모해야 한다는 정서가 강하기 때문에 관짝소년단처럼 흥겨운 분위기를 연출하기 어렵다.
그런데 관짝소년단은 ‘안 그래도 슬픈 장례식이 더 슬퍼지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관을 어깨에 얹고 흥겹게 춤을 춰서 신선함을 안겼다.
이 장례식 영상은 전 세계적으로 퍼지며 온라인 상에서 큰 인기를 끌었고, 급기야 소셜미디어 상에서 밈(meme)으로 소비되기에 이르렀다. 밈이란 다양한 모습으로 복제되는 사진이나 패러디물을 뜻한다.
영상의 인기는 한국에도 전해졌고, 의정부 학생들이 관짝소년단을 패러디한 것이다. 그런데 문제가 된 것은 관을 어깨에 얹는 행위가 아니라 ‘블랙 페이스(black face)’ 분장을 한 행위이다.
학생들은 관짝소년단을 제대로 따라하기 위해 얼굴에 검은칠을 했지만, 서구 사회에서는 이 같은 타인종의 ‘블랙 페이스’ 분장은 인종차별로 여겨진다.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 또한 학창시절 블랙 페이스 분장을 한 것으로 알려져 급히 사과하는 등 홍역을 앓기도 했다.
의정부고 학생들의 블랙 페이스 분장에 흑인 방송인 샘 오취리가 강한 불쾌감을 표하면서 논란이 커졌다. ‘학생들이 모르고 한 거 아니냐’, ‘표현이 너무 과하다’는 비판이 쏟아지자 오취리는 결국 사과하며 한발 물러섰다.
의정부고 블랙페이스 논란으로 ‘한국 사회에도 제대로 된 인종차별 방지 교육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힘을 얻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