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김충현 기자】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3일 경북 구미역 광장 유세에서 “‘우리가 남이가’라는 소리를 많이 들었는데 왜 이재명에 대해서는 ‘우리가 남이가’라는 소리를 안 해주시나”라고 말했다.
그는 “여러분, ‘재명이가 남이가’ 이렇게 얘기 좀 해달라”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우리가 남이가’는 1992년 12월 11일 제14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부산 초원복집 식당에서 현지 정부 기관장들이 모여 “우리가 남이가, 이번에 안 되면 영도 다리에 빠져 죽자”라고 말하며 지역감정을 유발한 사건을 말한다.
당시 통일국민당(정주영 후보) 관계자들이 이 모임을 도청해 언론에 폭로했다. 하지만 언론은 불법 선거 개입보다 도청 행위를 주로 비난해 김영삼 후보의 지지율을 높였고, 결과적으로 당선됐다.
이 후보는 “제가 경북 안동시 예한면 도촌리에서 태어나 초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경북 안동의 물과 풀, 쌀을 먹고 자랐는데 왜 저는 이 동네에서 20%의 지지밖에 받지 못할까”라고 한탄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물론 제가 부족해서 그렇겠다”면서 “준비가 부족해서 그렇겠지만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래도 (제가) 꽤 쓸만한 구석이 있는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이 후보는 지난 대선 당시 경북 지역에서 23.8%(41만8371표)의 득표율을 올렸다.
‘초원복집 사건’의 여파를 의식한 듯 이 후보는 “지역주의를 주장하자는 것은 전혀 아니고 정치라는 게 유능하고 충직한 일꾼을 잘 뽑으면 여러분이 맡긴 대한민국 주권자로서 권력과 예산이 오로지 여러분들을 위해서만 쓰이게 되고 그러면 지금보다는 훨씬 더 먹고 살만 한 세상이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좌측이든 우측이든, 빨강이든 파랑이든, 영남이든 호남이든, 무슨 상관이 있나”라면서 “박정희 정책이면 어떠하고 김대중 정책이면 어떠한가”라고 외쳤다.
그러면서 “필요하면 쓰는 것이고 불필요하고 비효율적이면 버리는 것”이라면서 “진영과 이념이 뭐가 중요한가. 국민의 운명만큼 중요한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