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의 ① 삼성물산 상무 김모씨가 반포3주구 조합원들에게 보낸 SNS편지글 발췌, 현실과 상반되게 편지글 속에는 개별접촉 금지 준수로 조합원을 만나지 못하는 안타까움을 피력하고 있다 ②삼성물산 직원이 조합원 숫자대로 커피를 주문 받아 홍보 장소로 이동하는 모습③④삼성물산이 조합의 홍보 지침을 어기고 SNS로 조합원들에게 자사 홍보물을 배포한 사진 캡쳐⑤⑥삼성물산 장모 책임(차장)과 김모 책임(차장)이 반포3주구 인근 부동산 방문 증거⑦ 개별 홍보 시 방문 선물(티슈) ⑧삼성물산이 시공한 래미안리더스원(서초우성1차 재건축)투어 시 반포3주구 조합원에게 배포한 출입카드 / 사진제공 = 조합원 및 구역 인근 부동산
【박상용 기자】“정부의 엄격한 기준과 강화된 입찰 지침에 따라 전화, 인터넷, SNS를 포함한 모든 형태의 개별 접촉이 금지되고 있으며… 이에 당장은 조합원님을 대면하고 싶은 열망을 속으로만 꾹꾹 눌러둘 수밖에 없는 안타까움에 대해 넓은 해량 있으시길 바랍니다.”
지난 2일 삼성물산 임원 김모씨가 반포주공1단지3주구(이하 반포3주구) 조합원들에게 발송한 SNS 편지이다. 조합원들을 직접 찾아 삼성물산의 전략을 알리고 싶지만 정부와 조합의 개별 홍보 금지 지침을 착실하게 따르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현재 반포3주구 조합은 시공사 입찰공고일인 17일부터 시공사를 선정할 때까지 자체 단속반과 신고센터를 운영하며 건설사의 개별홍보를 비롯한 부정행위를 단속하고 있다. 지나친 홍보전으로 수주전이 혼탁해지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서초구청도 반포3주구 조합에 건설사 개별홍보 금지를 당부한 바 있다.
일련의 상황 가운데 삼성물산이 개별홍보 활동을 하는 정황이 포착돼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고 있다. 앞에서는 클린수주를 내세우면서 뒤에서는 정부와 조합의 지침을 위반하는 개별홍보를 서슴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다수의 반포3주구 조합원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최근에도 조합 집행부와 일반 조합원들을 개별 접촉하고, 공인중개사사무소를 직접 찾아 수주 홍보를 진행하고 있다.
익명의 한 조합원은 “삼성물산 직원들이 조합원들을 개별 접촉하고 있는 모습이 곳곳에서 목격되고 있다”며“공인중개사사무소에서는 삼성물산 직원이 놓고 갔다는 커피,케익 등 다과와홍보물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조합원 개별홍보 금지 지침을 위반하고, 공인중개사사무소에 물품・향응을 제공했다는 설명이다.
반포3주구 조합원들은 “삼성물산의 개별홍보는 조금 다르다”고 입을 모은다. OS요원이 아닌 삼성물산 내부 직원들이 직접 홍보활동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비업계 전문가들은 삼성물산 직원들이 개별홍보에 직접 나서는 이유를 크게 2가지로 분석한다. 첫째는 정부와 조합이 공식적으로 개별홍보를 금지한 가운데 OS요원은 눈에 띄기 쉽다는 것이고, 둘째는 OS요원의 전문성이 떨어지고 보안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 조합원은 “조합원들의 실망감이 큰 만큼 삼성물산의 개별홍보 논란은 더욱 확산될 것”이라며 “삼성그룹에서 준법감시위원회도 출범한 상황에서 왜 이렇게 무리한 홍보를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삼성그룹은 지난 2월 주요 계열사 임직원들의 불법행위를 근절하고 경영상 준법 여부를 감시하기 위해 준법감시위원회를 공식 출범했다. 준법감시위원회는 외부 소통 창구를 통한 신고와 제보를 활발히 받아들이고, 제보자의 익명성 보호를 위해 외부 위탁 운영할 방침이다.
삼성그룹이 야심차게 내놓은 준법감시 기구가 정비사업 수주전에서 만연한 부정행위를 얼마나 막을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반포3주구 개별홍보 논란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를 전망이다.
한편, 반포3주구 개별홍보에 직접 나섰던 삼성물산 직원들의 사기 저하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정부와 조합의 지침을 어기고 눈치를 보면서 조합원들과 공인중개사사무소 등을 찾아 다니며 개별홍보 활동을 함에 따라 상실감과 자괴감에 빠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삼성물산 한 직원은 “5년만에 뛰어든 수주전이 중요하다는 것은 직원들도 인지하고 있지만 외부 OS요원들이 했던개별홍보를 직접 하는 것에 대해서 솔직히 불만이 많다”며“코로나19로 시공사 선정이 한 달 이상 미뤄진 만큼 입찰 전부터 피로감이 극심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