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정치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의 대권 행보가 거침이 없다. 8·27 전당대회가 끝나자마자 전국을 순회하며 지지층을 결집하고 외연확장에 힘쓰는 등 본격적인 대선 행보에 들어선 모양새다. 나아가 추석 이후에는 싱크탱크를 출범할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문재인 대권 프로젝트'의 본격 가동인 셈이다.
그의 행보와 메시지는 일단 자신의 지지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명박정권과 박근혜정권의 실정을 꾸준히 비판하면서 '야성(野性)'을 내세운다. 집토끼부터 잡자는 의미다. 이는 선명성을 내세운 추미애 대표 당선과도 맥을 같이하고 있다.
문 전 대표는 현장 방문을 통한 보수정권 비판부터 시작했다. 지난달 30일 그는 더민주 부산·경남지역 의원과 함께 낙동강 녹조현상 현장조사를 다녀왔다. 문 전 대표는 이 자리에서 "4대강 사업으로 여러 개 보를 설치해 수질이 더 나빠졌다"고 이명박정권의 4대강 사업에 날을 세웠다.
지난 3일에는 사진기자협회 체육대회에 참석,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사드 배치 문제 등을 거론한 개회사로 새누리당의 반발을 산 정세균 국회의장에게 "아주 잘하고 계신다"라고 지지 입장을 밝혔다.
문 전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현 정권을 향해 날을 세우고 있다. 지난달 29일 제106주년 경술국치일을 맞아 "최근의 심각한 민주주의 후퇴를 생각하면 순국선열들에게 부끄럽기 짝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31일에도 박근혜정부를 겨냥, "통하지 않고 꽉 막혀서 숨막히는 불통정권"이라고 강력히 비판하기도 했다.
그러나 문 전 대표는 자신의 한계로 지목되는 '확장성 부족' 문제에 대해서는 고민이 많다. 이 때문에 문 전 대표는 지난달 27일 전당대회가 끝난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김종인 대표와 비대위의 그간 노고와 지대한 성과에 존경과 감사를 전한다"고 당내 비문(非文) 진영의 수장 격인 김 전 대표에게 화해의 손길을 내밀었다.
당내 비문진영에 대해서는 어느정도 화해 제스처를 취하곤 있지만 실질적인 중도 외연 확장에 대해서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우클릭 행보가 요구된다는 지적도 있다.
이를 의식한 듯 문 전 대표는 지난 4일 충남 서산시에서 열린 자신의 팬클럽 '문팬' 창립행사에서 "경쟁하는 상대를 폄하하고 적대하면 상대도 거꾸로 그런 공격에 맞서서 적대하고 그것을 지켜보는 제3자는 '아 이 사람들이 굉장히 폐쇄적이다' 그렇게 생각한다"며 "그것은 자기가 지지하는 정치인을 키워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가두고 확장을 가로막는다"라고 호소했다.
이는 당장은 집토끼 단속에 주력하지만 향후에는 중도, 보수층 유권자를 향해 나아가겠다는 점을 의미한다. 문 전 대표가 외교·안보, 경제·복지·디지털·인공지능 등 여러 분야에 걸쳐 교수들과 함께 공부모임을 하고, 전국 각지를 돌며 비공개로 사람을 두루 만나면서 물밑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문 전 대표는 추석 연휴에는 경남 양산 자택에서 휴식을 취할 계획이다. 추석 당일에는 모친이 거주하는 부산 영도를 방문하고 그 다음날에는 부산 민주화운동의 대부이자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세례를 한 송기인 신부를 예방한다.
추석 후에는 지역 방문이나 교수와의 세미나는 지금처럼 비공개로 진행하되 싱크탱크를 발족하고 서울에 사무실을 마련해 구체적인 대선준비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문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싱크탱크를 빨리 준비하자는 논의를 하고 있다. 시기는 아직 특정하기는 어렵지만 논의를 서두르고 있는 중"이라며 "어느 범위까지 어떤 사람이 참여할지 스크린하고 같이 모여서 얘기하는 단계"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문 전 대표 저서 출간에 대해선 "가능성만 열린 채로 진행은 안 되고 있다"며 "주제를 잡고 막 준비에 들어가는 단계 같으면 언제쯤 책을 낼 계획이라고 말할 수 있는데 그런 상태가 아니다. 여전히 상의를 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