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정치팀】=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가 추미애·이종걸·김상곤·송영길(기호 순) 후보 등 4파전으로 진행되는 가운데, 이들 중 누가 '컷오프' 예비경선에서 탈락의 쓴 잔을 맛보게 될 지 관심이 쏠린다.
당초 더민주 전대는 주류 진영 3명만 후보로 나서면서 '흥행부진' 우려에 시달렸었다. 컷오프 예비경선도 생략된 상황에서 불꽃 튀는 경쟁도 없이 무난한 선거운동이 전대까지 이뤄질 것이라는 점에서다.
그러나 비주류 이종걸 후보의 합류로 일단은 약간 활기를 띄게 됐다. 당내 최대 계파인 친노·친문계의 당내 지지가 엇갈리고 있고, 컷오프 대상자를 꼽기 어렵다는 측면도 후보간 경쟁을 부추기고 있다.
때문에 전대 관전자들은 당장 오는 5일 예정된 컷오프 예비경선에 주목하고 있다. 더민주는 당대표 후보가 4명 이상일 경우 후보를 3명으로 압축하는 예비경선을 실시한다.
현재 당내 최대 계파인 친노·친문 세력의 지지를 받고 있는 추미애·송영길 두 후보가 선두권을 달리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추 후보는 대표적인 '친문재인계' 인사로 알려진 최재성 전 의원을 비롯, 진성준·김광진 전 의원 등의 지지를 받고 있으며, 문재인 전 대표가 총선 전에 영입한 인사들 일부도 추 후보를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송 후보 또한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을 비롯해 문 전 대표가 당에 영입한 김홍걸 연세대 교수 등 친문 핵심 인사들이 지지를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상곤 후보의 경우 우원식 의원 등 당 을지로위원회 구성원들과 옛 혁신위원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이들 대부분이 친노계 인사들로 분류된다는 점에서 김 후보는 뒤늦게 당권주자에 합류했음에도 불구, 얼마든지 추-송 양강구도를 깰 여지가 있다.
친노·친문 진영의 지지를 등에 업은 주류 후보들의 기세를 보여주듯, 각종 여론조사 지표상에서도 이들은 우위를 점하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가 지난달 29일부터 31일까지 사흘 간 전국 유권자 1,224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 임의걸기(RDD) 방식으로 조사해 지난 1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더민주 당대표 적합도 조사에서는 추 후보가 23.5%로 1위였고, 송 후보는 20.5%를 기록했다. 이밖에 김 후보는 15.0%, 이 후보는 10.4%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8%p이며 응답률은 6.9%다.
하지만 해당 여론조사에서는 무응답층이 30.7%로 나타났다. 때문에 이들이 막판 변수로 작용, 반전을 꾀할 가능성은 열려있다. 이는 비교적 열세인 이종걸·김상곤 후보가 강세인 두 후보를 뛰어넘을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미 예비경선 유권자인 360여명의 선거인단들의 선택을 예단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당 안팎에서 나오는 상황이다. 더민주의 예비선거인단은 당지도부를 포함해 상임고문과 고문, 시도당위원장, 지역위원장, 당소속 구청장·시장·군수 등으로, 연륜을 갖춘 고도의 정치적 집단으로 대부분 구성돼 있다.
일단 단순 지표로만 보면 이 후보가 절대적으로 불리한 듯 보인다. 당내 비주류 세력이 극히 적은데다, 그마저도 호남 출신의 송영길 후보와 '나눠먹기'를 하게 될 것이라는 점에서다.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가 출마를 직접 만류한 것도 이 의원의 컷오프 탈락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만약 이 후보가 본선행 티켓을 거머쥐지 못한다면, 친문 3인방의 대결이 된다. 이 경우 전당대회 흥행참패는 불보듯 뻔하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세가 약한 이 후보가 경선을 통과하더라도 본선에서 당선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점을 감안, 선거인단들이 컷오프만은 면하게 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일종의 전략적 투표로 풀이된다.
반면 당 선거의 경우, 당내 주류 세력의 표심이 절대적인 만큼 비주류인 이 후보가 경선의 벽조차 넘지 못할 것이라는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 선거인단이 전략적 투표가 아닌 친소관계에 의해 후보를 선택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일례로 지난 5월 이뤄진 원내대표 경선 당시 비주류 강창일, 민병두, 노웅래 의원은 주류 세력인 우상호-우원식 의원에 참패했다. 계파별 친소관계에 의한 투표가 이뤄진 결과였다.
이번 컷오프 예비경선을 통해 당내 세력 분포와 당심(黨心)의 일단을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추미애-송영길 두 후보 중 누가 1위에 오를까 하는 점도 관심이다. 비록 결과는 비공개로 하기로 했으나 1위에 오른 후보 측에서는 이를 얼마든지 본선에서 활용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