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정치팀】= 내년 대선을 앞두고 야권에서 팟캐스트 방송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특히 지난 총선 과정에서 팟캐스트가 젊은층을 중심으로 높은 영향력을 보이며 야권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역할을 함에따라 정치권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현재 야권 정치인이 진행하는 팟캐스트 중에는 '정봉주의 전국구'와 '정치 알아야 바꾼다!(정치알바)' 등이 지명도가 높다. 해당 프로그램의 경우 최대 청취자가 200만~30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정봉주의 전국구'의 경우 17대 국회의원이었던 정봉주 전 열린우리당 의원이 진행을 맡고 있으며, 진성준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반고정 패널로 참여하고 있다. 방송을 시작한 지 2년 6개월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팟캐스트 프로그램 중 높은 순위를 기록하고 있다.
진 전 의원은 20일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팟캐스트가 젊은 분들에게는 새로운 정치 뉴스를 접하는 하나의 통로가 되고 있다"며 "종편이 나이가 많고 여당 성향인 유권자 청취 비율이 높은 반면 팟캐스트는 나이가 젊고 야당 성향의 유권자가 집중적으로 듣는다. 정치적·연령적 차이가 분명하게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손혜원 더민주 의원과 정청래 전 더민주 의원이 진행자로 등장하는 '정치, 알아야 바꾼다!(정치알바)' 역시 5월 말 첫 방송 이래 꾸준히 다운로드 순위 10위권 이내를 유지하며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이러한 인기가 지속되면서 더민주·정의당 등 야권에서 관심을 가지고 방송 제작에 참여하고 있다. 더민주에서는 과거 문재인 대표 시절 만든 '진짜가 나타났다' 방송을 시즌2까지 진행됐으며, 현재 시즌3 제작을 논의 중이다.
박광온 더민주 수석대변인은 이날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이르면 8월말 목표로 방송을 목표로 '진짜가 나타났다 시즌3'의 출범을 논의하고 있다"며 "전당대회가 끝나고 정기국회가 열리는 시점에 하는 게 좋다는 (의견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의당에서는 노회찬 의원과,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진중권 교수가 참여하는 '노유진의 정치카페'를 제작한 바 있다. 해당 프로그램은 누적 다운로드 수 1억2,000만건을 기록하는 등 높은 관심 속에 막을 내렸다. 노유진의 정치카페는 현재 시즌1을 끝내고 출연진을 전원 교체한 뒤 시즌2를 진행하고 있다.
신규 움직임도 활발하게 기획되고 있다. 박원석 정의당 전 의원과 최민희 전 더민주 의원이 진행하는 정치팟캐스트 프로그램이 7월말 방송을 목표로 제작되고 있다. 현안이 되는 정치 이슈에 대해서 전문가를 연결해 해설하는 방식을 구상하고 있다.
배재정 전 더민주 의원과 19대 총선에 더민주 후보로 출마한 천준호 전 박원순 시장 전 비서실장이 진행하는 '천배만배' 방송도 19일 첫 방송을 시작했다.
한편 이처럼 팟캐스트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방송의 편파성, 지나친 흥미 위주의 접근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팟캐스트가 야권 지지자들이 주로 듣는 콘텐츠가 됨에 따라 자칫 '그들만의 리그'가 될 수 있다는 우려인 것이다
이에 대해 박원석 전 의원은 "영향력이 커진 만큼 거기에 쉽게 안주하다보면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며 "자칫 일종의 진영논리에 갇히는 팟캐스트가 될수도 있고, 실제 많은 곳에서 그런 모습이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본적으로는 야당 지지자들과 우리 사회의 개혁적이고, 진보적인 유권자들의 관점과 시각을 반영하되 모든 사안을 다 진영논리에 가둬서 사실관계나 시시비비를 흐리는 그런 방식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그러면서도 우리 청취자들이나 야당 지지자들, 젊은 유권자들이 관심있어 하는 주제와 인물을 놓치지 않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진성준 전 의원은 "진행하는 사람들이 젊은 분의 정치뉴스 소비 방식에 익숙하게 다가가는 재주나 능력이 있어야 한다"며 "막말을 할 수도 없고, 표현도 좀 가려서 해야하는 어려움이 있다. 국회의원이면서도 팟캐스트에 어울리는 이런 전형을 아직 못 만들고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