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정치팀】= 더불어민주당 8·27 전당대회의 흥행 참패가 예견되는 가운데, 이재명 성남시장의 당권 도전이 당대표 선거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13일 더민주에 따르면 당내 유력 당권주자들이 출마를 거의 포기하면서 다소 대외적 인지도가 떨어지는 추미애·송영길 의원의 양강 구도가 굳어지자 제3주자로 '이재명 등판론'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이 시장은 지난 10일 '프레시안'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서던포스트에 의뢰해 여론조사를 실시해 11일 발표한 결과, 출마 예상자 중에서 12.7%의 지지를 받아 1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추미애 의원이 10.5%, 송영길 의원이 10.3%를 각각 기록했다.
이번 조사는 19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18명을 대상으로 ARS(717명)와 휴대전화 RDD 방식(301명) 병행을 통해 이뤄졌고, 응답률은 4.3%,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아직 출마를 공식화하지도 않은 이 시장이 두 유력주자를 제친 셈이다.
이 시장은 지난 해 문재인 전 대표 시절 온라인을 중심으로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권리당원 기준을 '6개월 이상 당비를 낸 당원'으로 정하면서 지난해 입당한 '10만 온라인 당원' 중 상당수가 한 표를 행사할 수 있게 됐다. 해당 권리당원들이 이 시장의 지원군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지지기반은 갖췄다는 분석이다.
이 시장도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 "SNS 트위터에 제가 의견을 물어봤더니 7,300명 가량이 참여했는데 하여튼 (출마에 대해) 74% 찬성이 나왔다"며 "실제 더민주 지지층 중에서는 대망이라고 그럴까, 기대가 있긴 한 것 같긴 하다"고 언급, 자신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그는 그러면서 "새로운 지도력에 대한 갈망들이 있으니, 아무래도 여의도에 오래 계셨던 분들보다는 제가 그 중의 일부는 충족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현재 당권에 도전한 추미애-송영길 의원을 겨냥했다.
그는 이어 "우리나라 정치가 여의도 중심의 상층부와 야권 지지자들의 기층 바닥 정서가 상당히 괴리돼 있는데, 저는 여의도보다는 현장에 있고 야권 지지자 등과 소통도 많이 한다"며 이번주 내에 출마 여부를 결정 짓겠다는 뜻을 밝혔다.
당 안팎에서는 이 시장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이 시장에 대한 '기대'는 이미 힘이 빠진 전대 흥행에 새 바람을 불어넣을 것이라는 기대다. 특히 이 시장의 대외적인 인지도와 대중적 인기를 감안하면 전대 흥행은 물론이고 당의 이미지 변화도 꾀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 시장이 추진해온 각종 '이재명표 정책'들은 추후 대선 공약으로 확대 추진할 수 있다.
반면에 지방자치단체장이 당대표를 함께 맡을 때 나타날 수 있는 정치적 논란이 '우려'로 제기된다.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지만, 현실적으로 당대표-성남시장 두 중책을 겸직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
또 이 시장의 SNS 활동이 활발한데다, 자기 개성이 강한 정치인이라는 점에서 그의 실수 가능성을 우려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대선 국면에서는 당 대표의 행동이나 당의 방향이 대권주자의 지지율에 직격탄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대선 관리형 당대표로는 적절하지 않다는 평이다.
당내 주요 당권주자인 문재인 전 더민주 대표 측 관계자는 "이 시장이 자기 색깔이 분명한 것은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과거 사례를 비추어 봤을 때 대선을 앞둔 국면에서 당을 총지휘하는 대표로 이 시장과 같은 인물이 당선되는 것 자체가 쉽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 시장의 출마 자체가 다소 껄끄럽다는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