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정치팀】=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17일 야권의 심장인 광주를 동시에 찾으면서도 서로 다른 방식으로 호남 민심 공략에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4·13 총선에서 호남권 참패를 겪은 더민주는 호남 민심 탈환을 위해 심장부인 광주부터 공략하는 핵심지 공략법을, 최근 지지율 하락에 시달리는 국민의당은 외곽에서 출발해 중앙으로 향하는 점진적 공략법을 동원하고 있다.
17일 양당 관계자에 따르면 더민주는 이날 원내지도부가 곧장 광주로 내려가 5·18 기념식 전야제에 참석했다. 이들은 18일 기념식까지 광주에서 머물며 호남 민심 달래기에 주력한다는 복안이다.
반면 국민의당은 호남 민심 구애에 대한 동선이 달랐다. 이들은 광주 방문에 앞서 전북을 먼저 방문했다. 익산과 전주를 거쳐 18일 광주로 향하는 것이다. 전북 지역은 지난 총선 과정에서 중앙당 차원의 지원이 적었다는 등의 불만이 지속적으로 국민의당 내부에서 제기돼 온 곳이다.
더민주 지도부 및 의원들이 광주에서 계속 머무는 것은 이번 총선 호남의 거의 전 지역에서 약세를 면치 못했다는데 원인이 있다. 호남의 심장부인 광주의 민심을 최대한 달래는 게 우선적으로 필요하다는 다급함의 발로다.
실제 더민주는 지난 12일 20대 총선 당선인 워크숍을 광주에서 개최한 데 이어 닷새 만에 다시 당선인 전원이 광주를 찾는 등 광주를 집중 공략하는 모습이다. 더민주 관계자는 "당분간 광주 외에 다른 호남 지역 방문 일정은 계획된 바 없다"고 설명했다.
국민의당은 좀 다르다. 총선 때 전폭적 지지를 받았던 것이 한풀 꺾인만큼 차근차근 외곽에서부터 다시 지지율을 끌어 올린다는 생각이다. 이 때문에 광주부터가 아니라 주변 지역부터 지지세를 회복한 뒤 중앙으로 향한다는 생각이다. 취약지부터 챙겨야 한다는 것이다.
안철수 상임공동대표가 이날 전북 익산을 찾아 원불교 중앙총부 장응철 종법사를 예방하고, 이후 송하진 전북도지사와 간담회를 가진 것도 이같은 전북 민심 챙기기의 일환이다. 김관영 국민의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전북이 호남에서 또 소외 받는다는 생각들이 있다"며 "(이번 호남 방문은) 전북을 좀 더 배려하고 중요하게 생각하겠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당 차원에서 전북부터 시작해 호남홀대론을 불식시켜 나가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셈이다.
더민주와 국민의당은 이처럼 광주의 민심 흐름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동시에 20대 국회에서 첫 공조 작품으로 '임을 위한 행진곡' 공식 기념곡 지정 및 제창 문제에 관해 박승춘 국가보훈처장에 대한 해임촉구 결의안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관영 국민의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새누리당을 제외하고) 더민주와 국민의당이 공동으로 (결의를) 하기로 합의를 봤다"며 "여소야대인 20대 국회에서 (결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 역시 단순한 공조보단 광주 민심을 잡기 위한 두 야당 간 미묘한 경쟁 구도 속에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