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정치팀】=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14일 황진하 사무총장을 필두로 한 주요 당직 인사를 발표하면서 '2기' 체제를 출범시켰다.
이번 인사를 두고 당 일각에서는 김 대표가 '탕평 인사'를 폈다는 평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주요 핵심 보직에 친박 인사들이 대거 포진, '2기 김무성 체제'에 사실상 '친박 잠금장치'가 걸렸다는 자조섞인 목소리도 흘러나오고 있다.
우선 김 대표는 수도권 사무총장 발탁이라는 기치 아래, 황진하 의원과 한선교 의원을 놓고 고심하다 결국 황 의원을 선택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표와 함께 원조 친박 출신으로 분류되는 한 의원은 사석에서 김 대표와 호형호제 할 만큼 막역한 사이다. 동시에 박 대통령과의 관계도 나쁘지 않다는 중론이어서 그의 사무총장 낙점은 무난한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유승민 사태' 와중에 한 의원이 "'우리만이 진짜 친박'이라는 10여 명의 배타심이 지금의 오그라든 친박을 만들었다"는 골수 친박계 비판 글을 SNS에 올리면서, 청와대의 심기를 건드렸다는 후문이다.
결국 김 대표는 황진하 의원을 내년 총선 공천을 좌우할 사무총장에 낙점했다. 황 의원이 한 의원보다 친박색이 짙고 박 대통령의 신임도 두텁다는 점을 감안할 때, 청와대를 의식한 인선이라는 평가다.
제2사무부총장에 임명된 박종희 전 의원 역시 대표적인 친박 인사로, 서청원 최고위원의 최측근이다.
김 대표가 신의진 의원과 함께 임명한 이장우 신임 대변인은 말이 필요없는 대표적인 친박 인사다. 특히 '유승민 파동' 당시 김태흠 의원과 함께 친박 행동대장이라는 별칭까지 얻으며 청와대와 호흡을 같이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밖에 원내수석부대표에 임명된 조원진 의원도 대표적 친박 인사다. 조 의원은 윤상현, 김재원 대통령특보와 함께 당청 관계의 가교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원내수석은 원칙적으로는 원내대표가 지명하는 자리지만 이번 인선의 경우 원유철 신임 원내대표와 마찬가지로 당 대표와 최고위원들이 두루 협의해서 지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표는 지역 안배 차원에서 강원의 권성동 의원을 원내수석으로 내심 추천했지만 서청원 최고위원이 강력 반대하면서 무산됐다는 후문도 있다.
핵심 당직자는 뉴시스와 전화통화에서 "솔직히 이렇게까지 친박에 다 내어주는 인사를 꼭 해야만 하는 것인지 의문이 갈 정도로 청와대를 의식한 인선"이라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그는 "내년 총선 공천도 청와대와 친박이 감시하는 자리에 다 앉아있지, 당 운영도 원내수석이나 대변인의 면면을 볼 때 앞으로 당내 다양한 목소리를 담아 내는 데 한계가 있어 보인다"고 우려했다.
이에대해 김 대표의 핵심 측근 의원은 "김 대표가 청와대를 의식했다기 보다 '유승민 사건' 이후, 당에 가장 필요한 우선 순위는 당 화합, 계파 화합이라는 차원에서 김 대표의 욕심을 철저히 버리고 당과 국정을 위한 결정을 한 것"이라고 자평했다.
또다른 측근 의원은 "김 대표의 가장 큰 장점은 자신과 불편한 관계에 있는 사람들까지 전부 끌어안아 자기편으로 만드는 것"이라며 "이번 인선에 나도 아쉬운점이 많지만, 어떻게 보면 그만큼 김 대표가 자신감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일이 아니겠느냐"고 평했다.
김 대표는 당직 인선 발표를 앞둔 지난 11일 '친박에 포위당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는 질문에 "못된 소리"라며 "(나는) 포위당할 사람도 아니다"라고 강한 자신감을 나타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