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정치팀】= 새정치민주연합 정세균 박지원 문재인 의원 등 이른바 '빅3'는 21일 당내 의원 30명의 2·8전당대회 불출마 요구에 대해 공식적 대응은 하지 않고 있으나 출마의지를 사실상 굳히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박지원 의원은 지난 18일 기자간담회에서 이미 정세균 문재인 의원의 출마 여부와 상관없이 출마하겠다고 밝힌데 이어 불출마 요구 의원들과의 면담에도 응하지 않을 정도로 출마 의지가 확고하다. 정세균, 문재인 의원도 속내는 복잡하지만 여전히 출마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정 의원과 문 의원은 지난주 불출마를 요구하는 이들 의원들과 면담을 갖고 "다 고민하고 있고 그 충정도 이해한다. 여러 상황상 좀 더 고민해야겠다"는 취지로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의원은 방북일정을 이유로 이들과의 면담을 거절했다.
'빅3'는 이날도 여전히 당권주자로서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박 의원은 서울 및 경기도 지역위원회 행사일정을 소화하고 있고, 문 의원도 수도권에서 개별적으로 당원들과의 만남을 이어가고 있다. 정 의원은 광양, 순천, 나주, 광주 등 호남에 주력하고 있는 상황이다.
박 의원 측 관계자는 이날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강한 야당, 통합대표로서 친노와 비노 간의 대립을 청산하고 정권교체를 이루려면 (전당대회에) 나가야 된다는 생각은 확고하다"며 "그 분들(불출마 요구 의원)의 의견이나 진정성은 존중하지만 우리 입장은 그렇다"고 말했다.
문 의원 측은 공식입장을 자제하면서도 불출마 요구에 대해 복잡한 심경을 내비쳤다. 한 관계자는 "정치는 가치와 노선을 이야기하고 생각이 다르면 조정해보자는 것"이라며 "전당대회라는 게 혁신안이나 노선을 갖고 경쟁하는 건데 친노니까 나오지 말라는 것은 답답한 이야기"라고 토로했다.
정 의원 측도 "정세균 의원의 기본적인 생각은 결국 친노 대 비노, 호남 대 비호남 구도로는 정말 당의 미래가 없다는 것"이라며 "스스로 친노 대 비노의 싸움, 호남 대 비호남의 싸움을 중화시키고 불식시킬 수 있는 역할을 해야 되고 할 수 있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박지원 의원의 출마가 사실상 '상수'로 굳힌 상황에서 일각에서는 정 의원과 문 의원의 불출마만 이끌어내도 성과라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박 의원 혼자 출마하더라도 결국 '친노 대 비노'의 구도가 '박지원 대 비박지원'의 구도로 변경되는 것밖엔 의미가 없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빅3 불출마 요구 서명에 동참한 한 의원은 사견임을 전제로 "문재인, 정세균 의원만 물러나도 성공하는 것 아닌가. 두 분이 불출마하면 박지원 의원이 혼자 무슨 명분이 있겠나"라며 "(박 의원이 출마를 강행할 경우)당내에서 강력히 지탄받고 정치적으로 어려운 입장에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명에 동참한 또 다른 의원은 "문재인, 정세균 의원만 안 나오면 '친노 대 비노'로 굳어질 판이 '박지원 대 비박지원'으로 짜인다"며 "박 의원이 싫고 말고를 떠나서 박 의원은 후배한테 당하는 꼴이 된다. 그 세 분이 각자 자기 문제에 갇혀 있다 보니 이런 판세를 잘 모르신다"고 지적했다.
한편 당내 일부 의원들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많은 국민들은 자칫 전 비대위원 세 분의 출마로 전대가 특정인에 의해 당이 좌지우지되고, 통합과 화합이 아닌 분열과 분파로, 감동과 혁신이 없는 당내 기득권 구조의 현실을 확인하는 자리로 변질될 것을 걱정한다"며 빅3의 불출마를 요구했다.
이번 성명에는 김영환 이종걸 강창일 김동철 박주선 설훈 오영식 오제세 유인태 주승용 최규성 김영주 노웅래 문병호 안규백 우상호 유성엽 유승희 이찬열 이춘석 장병완 정성호 최재천 권은희 김관영 박수현 송호창 이언주 정호준 최원식 의원 등 총 30명이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