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박상용 기자】=28일 야당이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 징계안 등 징계안 19건을 일괄적으로 국회 윤리특별위원회 안전조정위원회에 회부하자고 요구함에 따라 이석기 의원 징계안 처리는 최대 90일간 늦어질 전망이다.
이를 두고 새누리당 의원들은 국회선진화법을 악용해 신(新)방탄국회를 만들려는 시도라며 일제히 반발에 나섰다.
이날 오후 국회에서 전체회의를 연 국회 윤리특위원장 새누리당 장윤석 의원은 “오늘 회부된 안건과 관련해 민주당 박범계 의원 등 7인으로부터 안건조정위원회 구성 요구가 있었다”고 전했다.
장 의원은 “오늘 회의에서는 염동열 의원 등 새누리당 소속 7인의 요구에 따라 윤리심사자문위원회 심사를 마친 건 등 총 19건의 징계안을 다루려 했으나 19건에 대해 민주당 박범계 의원 등 7인으로부터 국회법에 따라 안건조정위 구성 요구가 있어 일괄상정해 대체토론한 뒤 안전조정위에 회부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여야 의원들을 향해 “안건조정위를 구성해 19건 징계안의 조정을 마칠 수 있게 협의하고 조정을 마치면 그 결과를 전체회의에 보고해 달라”고 주문했다.
여야 동수로 구성될 안건조정위는 조정개시 후 최장 90일간 19개 징계안을 다루게 되고, 안건조정위에서 도출된 조정안(타협안)은 재적 조정위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의결된다. 안건조정위에서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 한 안건 처리는 최대 90일까지 늦어질 수 있는 것이다.
이에 새누리당 의원들은 즉각 반발을 일으켰다.
김종훈 의원은 “야당이 안건조정위 구성을 요구하면 지금까지 공들여 만든 절차가 90일 동안 정지되고 새롭게 절차가 이뤄져야 한다. 최소한 90일 동안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못하게 됐다. 국회가 이렇게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도 되는지 자성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오늘 박범계 의원을 비롯한 야당의 안건조정위 요구는 정말로 납득할 수 없다. 분노가 일어난다. 국회선진화법을 만든 주역의 한사람으로서 자괴감과 책임감도 느낀다”는 남경필 의원은 “논의를 막으려는 차원에서 안건조정위를 악용하는 것을 보고 이것은 정말 철학의 부재 혹은 수준 낮은 정치수단이라고밖에 말할 수 없다. 국회를 희화화하고 민주주의를 죽이는 것이다. 숙려기간이 지났으므로 논의하지 않을 이유가 없는 상황에서 안건조정위를 요구하는 것은 국회선진화법을 악용하려는 방탄국회”라는 비난을 쏟아냈다.
남 의원은 “이런 태도들이 어렵게 만들고 출범한 선진화법의 무용론을 일으키는 주원인이 되고 있다”며 오늘 제출한 안건조정위 구성 요구를 철회하고 신형 방탄국회를 철회할 것을 박범계 의원에게 요구했다.
경대수 의원은 “이석기 의원 징계안과 관련해 종북문제가 전 국민의 관심인데 민주당이 앞장서서 안건조정위에 회부해 90일 동안 논의 자체를 막는 의도가 무엇이냐. 19건을 싸잡아 안건조정위에 회부하는 것은 윤리특위를 무력화하는 행위”라고 비판을 내놨다.
윤리위 여당 간사인 염동열 의원 역시 “이석기 의원 징계안에 있어서 유독 민주당의 비호와 보호막이 있었다. 지난 총선 당시 야권연대 상대였던 이석기 의원에 대한 연민이 아직 남아있는 것이냐, 아니면 새로운 밀월이 시작되거나 언제든 재결합하기 위한 철저한 구애냐”고 꼬집었다.
박인숙 의원은 “경미한 사안까지 싸잡아 90일간 아무 일도 하지 말자는 것은 본인에 대한 예의가 아니고 부적절하다”면서 국민의 원성과 분노에 응하기 위해 안건조정위 구성 요구를 철회하고 윤리위로 돌아오라고 야당을 향해 외쳤다.
김세연 의원은 “국회선진화법의 근본취지를 훼손하는 이런 시도에 국민들이 심판할 것이라 믿는다. 성숙한 국회 운영을 위해 마련한 선진화법의 제도를 악용하는 처사를 되풀이하지 않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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